리그 최강의 선발진, 두산의 ‘판타스틱4’에 대한 걱정은 기우였다. 슬슬 개막즈음, 마음을 먹고 뿌리니 확실히 달랐다. 선발 장원준(32·두산)이 우선 무력시위를 했다.
장원준은 23일 잠실구장에서 가진 2017 타이어뱅크 시범경기 삼성과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9구를 던지면서 5이닝 4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합류 후 복귀한 관계로 아직 투구수 조절 상황이지만, 1구의 중요성을 느끼고 던지니 강했다.
직구(42구) 위주의 피칭으로 유인구보다는 제구로 삼성 타자를 돌려세웠다. 직구구속폭도 135∼143㎞대를 형성하며 문제가 없었다. 날이 더 따뜻해져 2∼3㎞만 상승하면 이상적이다. 두 시즌 연속 국제대회 참가로 인한 한여름 체력유지가 관건일 뿐이다.
시범경기 들어 ‘판타스틱4’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보우덴은 16일 롯데전과 22일 SK전에서 9⅓이닝 동안 7실점, 다소 흔들렸고, 니퍼트도 지난 14일 KIA전과 19일 넥센전에서 도합 8이닝 동안 6실점(2자책)을 했다. 자책점은 적지만, 7개의 피안타 중 홈런이 2방이었다. 유희관도 21일 SK전에서 4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렇다 보니 다소 불안의 시선이 생겨났다.
그 순간 장원준이 쾌투로 우려를 말끔히 지웠다. 장원준 역시 지난 17일 롯데전에서 3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으로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최근 7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달성한 ‘꾸준함의 대명사’답게 시기가 찾아오자 공이 묵직해졌다.
주자 출루 시 더욱 철저했다. 1회초 2사 1, 3루에서 이승엽을 내야땅볼로 처리했고, 2회초 1사 2루에서는 이지영과 성의준을 잇달아 좌익수 뜬공으로 솎아냈다. 4회초 무사 2루에서도 이승엽 이원석 김헌곤을 줄줄이 범타로 돌려세웠다.
시범경기는 24∼26일 세 경기가 남았다. 김태형 감독은 함덕주, 니퍼트, 유희관으로 마지막 선발 점검에 나선다. 장원준이 마지막 시범경기 등판에서 감각을 과시하면서 두산의 선발진이 눈을 뜨기 시작한 느낌이다.
장원준은 “준비가 잘 된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원래 페이스를 빨리 올리는 체질이라서 WBC 후유증은 없다”고 웃었다. 김태형 감독도 “(장)원준이가 페이스를 잘 만든 것 같다”고 만족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장원준이 23일 시범경기 잠실 삼성전에서 힘찬 투구를 하고 있다. 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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