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치경 CP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왜 이런 어이없는 프로그램을 만드냐고. 재미도, 감동도 아무 것도 없는데, 소녀들이 가학적으로 음식을 먹고 또 먹는 모습을 왜 봐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것도 예능계 새 바람을 일으킨 JTBC에서, 이런 수준 낮은 저질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방영한다는 자체가 용납이 안 될 정도다.
'잘 먹는 소녀들'은 많이 먹는 '푸드 파이터'를 뽑는 게 아닌, 맛있게 잘 먹는 '먹방 요정'을 뽑는 것을 골자로 했다. 프로그램 연출을 맡은 성치경 CP도 앞서 "멤버들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나오고 어떤 메뉴를 들고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먹는 걸 좋아하는 멤버들이라 무작정 먹는 게 아니라 먹는 노하우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베일 벗는 '잘 먹는 소녀들'은 걸그룹 멤버 8명을 모아놓고 무작정 먹방 대결을 시키는 프로그램에 불과했다. 소위 말해 '돼지처럼 잘 먹어야'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를 위해 출연자들은 먹고 또 먹기를 반복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더 황당한 건,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상태에서 먹방을 해야한다는 점이다. 마치 철창 속 원숭이처럼, 소녀들의 인권은 전혀 배려하지 않은 자극적인 구성이 눈살을 찌푸렸다. 심지어 생중계까지 했으니, 말 다했다.
MC라고 모셔 놓은 김숙, 조세호, 양세형은 거의 병풍을 보는 듯 했다. 도대체 왜 거기 앉아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 또 팬덤간 싸움을 부추기는 경쟁구도는 물론, 심야시간대 먹방이란 배려 없는 콘텐츠는 '고민을 전혀 하지 않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요즘처럼 예능 고퀄리티 시대에, '님과 함께', '헌집새집'을 연출했던 성치경 CP의 머릿속에서 저런 프로그램이 나왔다는 자체가 깊은 실망감을 갖게 했다. 첫 공개 직후 프로그램을 향한 혹평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성치경 CP는 지금 '잘 먹는 소녀들'이 뭐가 잘못된 것인지 알고는 있을지 심히 염려가 될 정도. 또 이 프로그램을 선보이게 한 JTBC 예능국 또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것이다. 품격있는 콘텐츠를 선보있는 tvN과는 극과 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걸 말이다.
한편 KBS도 지난해 설 선보였던 '본분 올림픽'이 가학성 논란으로 철퇴를 맞은 바 있다. 당시 '본분 금메달'은 '성 상품화 논란'에 휩싸이며 방심위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본 방송 전이지만, JTBC '잘 먹는 소녀들'도 방심위의 제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제작진이 왜 혹평을 받고 있는지부터 알아야 할텐데, 과연 자신들이 뭘 잘못했는지 알고는 있을지 몹시 궁금하다.
만약 모른다면,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상태에서 성치경 CP를 비롯해 제작진이 직접 '잘 먹는 소녀들'처럼 약 4시간 동안 먹고 또 먹어본다면 '뭣이 중한지' 잘 알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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