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한 신문선 후보가 다가올 회장 선거에 대해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신 후보는 1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3일을 선거 기일로 공지한 현 선거운영위원회의 판단은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내며 선거운영위의 해산과 연임에 도전하는 정몽규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당초 축구협회장 선거는 지난 8일에 이뤄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7일, 법원이 허정무 후보가 제기한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모든 게 멈춰섰다. 이후 지난 9일, 축구협회 선거운영위는 법원의 지적사항을 보완해 오는 23일을 새로운 선거일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신 후보는 “현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는 회장선거 운영 자격이 없다. 7일 선거 금지 가처분이 인용된 시점으로 선거 업무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상실해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며 23일 이뤄질 선거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 후보 측에 따르면 선거운영위는 지난 9일 “향후 선거에 대해 의견을 나누자”며 후보 캠프 사무장 및 사무원을 소집했지만, 선거운영위원은 단 한 명만 참석해 선거 일정을 일방적으로 제시했다. 신 후보 측은 “동의를 강요하는 분위기”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며 “양측의 입장을 반영할 듯 트릭을 쓴 뒤 보도자료를 뿌린 처사는 기만의 극치”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신 후보는 연임에 도전하는 정몽규 현 회장의 후보 자격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지난해 축구협회에 대해 특정감사를 진행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축구협회에 다음달 2일까지 정 회장에 대한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하라고 요구한 상황이기 때문. 축구협회 정관상 자격정지 이상 징계를 받은 이는 축구협회 임원이 될 수 없다.
이러한 ‘후보 자격 리스크’ 때문에 정 회장 측이 조금이라도 빨리 선거를 진행하고자 23일로 촉박하게 일정을 잡았다는 주장이다. 신 후보는 “어떻게든 정 후보를 회장으로 선출해 회장 당선이라는 갑옷과 투구를 쓰고 정부에 맞서 중징계를 면하겠다는 계산된 행동”이라며 “정 후보가 당선 돼도 정부가 승인하지 않을 것이다. 공식적으로 정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신 후보는 “23일 선거가 치러질 경우, 정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21일로부터 이틀이 지나는 시점이기 때문에 현 선거운영위가 선거를 운영할 권한이 없다”며 “정 후보의 집행부에서 선임한 선거운영위가 만든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상황에서 경쟁한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축구협회 회장선거관리규정에 따르면 ‘선거운영위는 설치된 날부터 선거일 후 60일까지 존속하되, 필요시 이사회의 의결로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기에 신 후보 측의 주장은 조금 더 살펴볼 여지가 있는 상황이다.
한편, 허정무 후보 역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선거운영위의 구성과 업무 범위는 회장선거관리규정 제4조에서 정하고 있는데, 규정 어디를 찾아봐도 선거운영위가 선거일을 결정한다는 내용은 없다”며 ‘23일 선거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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