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뭘 잘못해서 나를 이렇게까지 악마화하나.”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2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4층 아테네홀에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출마 및 3선 도전을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2002 부산 아시안게임 클레이사격 금메달리스트인 이상희가 진행을 맡은 가운데 이 회장이 출마의 변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선거에 나선 이 회장의 슬로건은 ‘대한민국 체육의 변화, 체육인과 완성하겠습니다’다. 이어 대한체육회의 ▲재정 자립 ▲학교체육 정상화 ▲신뢰받는 거버넌스 확립 등의 핵심 비전을 소개하며 스포츠를 통해 대한민국 체육의 변화를 완성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또한 이번 회장 선거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보유 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선거 관련 준비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IOC 위원인 이 회장은 내년 말 정년을 앞두고 4년 추가 연임을 노렸지만, 임기 연장이 무산된 바 있다.
더불어 ▲Independence(독립) ▲Optimization(최적화) ▲Collaboration(협력)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체육계 변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 회장은 “재정자립과 자율성 확보, 균형 잡힌 체육 시스템 구축, 독립적이며 신뢰받는 거버넌스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체육변화는 궁극적으로 국가스포츠위원회 설립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정부로부터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지난달 10일 체육회 비위 여부 점검 결과 직원 부정 채용과 물품 후원 요구, 체육회 예산 낭비 등 이 회장에 대한 비위 혐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회장 등 8명에 대해 수사 의뢰를 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 회장을 직무 정지 조치한 상황이다. 이에 이 회장은 이날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본인을 둘러싼 비위 의혹을 해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많은 논란과 억측들이 있었지만 다시 출마를 결심하게 된 동기가 있다”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기관이 체육회 조사에 나섰다. 여기서 물러서면 모든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체육인들이 내게 준 성원과 신뢰를 반드시 보답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도대체 뭘 잘못했기에 나를 이렇게 악마화하나”라면서 “그냥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떠나는 건 너무 무책임하다고 생각했고, 내가 반드시 정리를 해야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회장은 정부 고위 관계자가 자신에게 선거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리 올림픽이 끝난 뒤 다른 분야의 일을 하도록 제안을 받았는데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차기 체육회장으로) 재벌 오너가 어떻겠느냐고 듣기도 했다. 이에 재벌이 체육회 업무에 전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장을 건넸다”고 했다.
이 회장은 해당 고위 관계자를 두고는 말을 아꼈다. “문체부 소속은 아니다. 우리나라 최고기관 고위직 관료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답했다.
방이동=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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