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즌에 개인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몸 상태가 생각보다 좋아요.”
김연경(흥국생명)에게 해마다 붙는 세 글자가 있다. 바로 전성기. 1988년 2월생으로 36살인 그는 보통 배구 선수라면 황혼기가 지났을 시점이지만 멈출 줄 모른다. 두 차례나 은퇴를 고려했던 선수라고는 믿기 힘든 활약이다.
수치에서 나타난다. 11일 기준 13경기(49세트)에 출전해 공격 성공률 1위(48.95%)를 달리고 있다. 이어 득점 5위(258점), 오픈 공격 2위(42.47%), 퀵오픈 공격 1위(56.54%), 후위 공격 2위(43.10%) 등 대부분의 공격 부문에서 최정상을 달리고 있다. 수비도 소홀하지 않다. 리시브 효율 2위(43.07%), 디그 11위(세트당 3.429개)로 뒤를 받친다. 덕분에 김연경은 올 시즌 여자부 1,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독식했다.
흥국생명도 기세가 등등하다. 지난 10일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셧아웃 승리를 거두면서 구단 최다 연승 타이기록인 13연승을 내달렸다. 이날 역시 김연경은 17점을 쓸어담았고, 공격성공률 56%와 리시브효율 46.2%를 기록하며 공수맹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 후 적장인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흥국생명에는 김연경이라는 선수가 있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다양한 플레이가 나온다”며 “(김연경이 버티고 있는) 리시브 라인을 흔들지 못하면 경기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올 시즌 김연경의 활약이 더 두드러져 보이는 이유는 체력이다. 김연경은 “주변 사람들이 지난해에 비해 몸이 좋아 보인다고 하더라”며 “비시즌 개인훈련을 많이했다. 몸상태가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올 시즌 리그 스케줄이 빡빡해 경기가 끝나고 나면 힘들어 죽겠다”면서 “연식이 있다보니까 다른 선수들보다 더 힘든 것 같다. 팀에서 관리도 잘 해주고 있고, 치료도 열심히 받는다”고 덧붙였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도 “김연경은 50세까지 뛰어도 문제가 없을 것같다. 몇십년 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며 “체력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잘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기도 압도적이다. 김연경은 이번 올스타전 투표에서 남녀부를 통틀어 최고 총점(72.98)을 받았다. 김연경이 남녀부 통합 최다 득표자가 된 건 역대 4번째다. 전체 팬 투표 4만5756표 중 3만932표를 휩쓸었다. 선수단(감독·수석코치·주장) 투표와 미디어 투표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기장 내외부에서도 드러난다. 흥국생명의 홈구장인 인천 삼산체육관에는 올 시즌 평균 3452명의 관중(7경기)이 찾았다. V리그 남녀부를 통틀어 가장 높다. 흥국생명의 1~2라운드 시청률도 여자부에서 가장 높은 1.30%였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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