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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스며든 창작물] ‘NPC의 진화’…게임사, 도입 활발

입력 : 2024-12-09 17:34:49 수정 : 2024-12-09 17: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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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커버 더 스모킹 건’ 이용화면 캡처.

 

게임업계는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9일 시장조사기관 마켓닷어스에 따르면 게임 내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올해 11억3700만 달러로 예상된다. 2028년에는 30억7500만 달러, 2032년에는 71억5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이유는 개발 시간 단축과 예산 절감, 개발 효율성 향상 효과를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사의 간판 타이틀인 AAA급 게임 개발에는 평균 약 2억 달러(한화 약 2730억원) 정도가 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AI 기술을 게임 디자인 등의 제작 과정에 적용하면 기존에 개발자들이 손수 작업했던 것보다 적은 시간으로 다양한 디자인과 기획을 창조할 수 있다. 이는 곧 길었던 게임 개발 기간을 단축시켜 출시를 기다리는 유저들의 기대를 부응할 수 있다.

 

정교한 AI 도입은 유저들의 플레이 경험과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정형화된 논플레잉캐릭터(NPC)가 아닌 고도의 AI가 접목되면 유저가 예측하지 못한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내 플레이할 때마다 새로운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유저 니즈에 맞춘 콘텐츠 제작과 만족도 높은 업데이트 마련에도 도움이 된다. 이미 많은 게임 개발사가 유저들의 플레이 데이터를 애널리틱스(Analytics) 기술을 이용해 분석하고 있다. 유저들이 난관을 어떻게 대처하고,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빠르게 파악한다. 이를 통해 차기작을 제작하거나 기존 게임의 NPC 로직을 개선하며 유저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유저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셈이다.

‘마법소녀 루루핑’ 이용화면 캡처.

현재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등이 AI 기술을 바탕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6월 생성형 AI 기술에 특화된 자회사 ‘렐루게임즈’를 만들었다.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게임 제작을 담당한다. 대표 게임은 AI 추리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이다.

 

언커버 더 스모킹 건에는 한국어 지원 AI NPC가 등장한다. 오픈AI의 대화형 AI 서비스 GPT-4o(포오)가 적용됐다. 자연어 처리 기반의 자유로운 채팅을 통해 사건의 용의자를 심문하고 증거를 파헤칠 수 있다. 최근엔 크래프톤의 딥러닝 본부에서 자체 개발한 텍스트 음성 변환(TTS) 모델 ‘디토(DiTTo)’를 적용했다. 마법소녀 루루핑은 3명의 개발자가 AI 기술과 창의력을 더해 내부 데모 버전까지 단 1개월 만에 만들어낸 게임이다. 마이크 입력 장치에 육성으로 마법 주문을 외쳐 상대방과 전투하는 방식인데, 렐루게임즈가 자체 개발한 AI 음성 인식 기술이 목소리의 크기, 발음, 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과값을 주문의 데미지로 계산한다.

 

이외에도 크래프톤은 AI 기술을 활용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를 개발 중이다. ‘버추얼 프렌드’라는 AI 기반 게임 캐릭터 프로젝트도 개발하고 있다. 버추얼 프렌드는 유저와 함께 멀티플레이 게임을 즐기는 AI로, 유저와 실시간 양방향 소통은 물론 자연스러운 외형과 동작 구현, 게임을 이해하고 해결하는 능력 등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내년에 생성형 AI 기술이 접목된 ‘자율형 NPC’로 구동되는 신작을 내놓을 전망이다. 엔씨는 그동안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리니지’ 시리즈에 AI NPC를 한시적으로 적용해왔다. 이를 게임 전반으로 확대하려는 방침이다. 

 

이연수 엔씨 리서치 본부장은 “기존 NPC는 일방향 챗봇처럼 플레이어를 가이드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앞으로 나올 AI NPC는 실시간으로 플레이어의 감정과 행동 패턴 등 다양한 정보를 이해하고 대화까지 가능한 역할로 강화될 것”이라며 “게임 속 배경에 머물렀던 NPC가 AI와 만나 이제는 플레이어들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조력자이자 경쟁자로서 살아 숨 쉬는 캐릭터로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넥슨, 넷마블 등 주요 게임사들도 게임 품질 향상, 개발 시간 단축 등을 위해 AI 기술 연구와 도입을 실행하고 있다. 넥슨은 2017년 인텔리전시 랩스를 설립해 AI와 딥러닝, 머신러닝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슈팅 게임 ‘더 파이널스’에는 AI 생성 음성을 사용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AI 기술을 활용해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는 유저를 단속하는 등 게임 내 불편 상황을 해결하고 있다. 게임 운영을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서도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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