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은 무산됐지만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지속 이어질 전망이다. 표결을 앞두고 ‘탄핵 지지’ 목소리를 소신껏 내온 스타들은 탄핵소추안이 불성립된 이후로도 여전히 작심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스타들 발언·행동 적극적
온 국민이 지난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상정과 투표 상황을 지켜봤다. 스타들도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마음을 모았다. 촛불 집회에 참여하거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탄핵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탄핵안 표결은 무산됐고, 분노는 더욱 커졌다. 특히 투표에서 국민의힘 당원들이 3명을 제외하고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 비난을 샀다.
평소 정치적 소신을 가감없이 밝혀온 가수 이승환은 탄핵소추안 부결 소식이 전해지자 SNS를 통해 “국민의힘 의원 나리님들, 내란의 공범임을 자처하시는 모습 잘 보았습니다. 역사의 죄인 따위 두렵지 않고 현생의 권세가 더 중요한 분들이신 데다 사람이 죽어 나가고 민생이 도탄에 빠져도 ‘너희들이 어쩔 건데’라고 생각하실 것만 같은 분들이시니 어련하시겠어요”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배우 이미도는 깊은 한숨으로 반응했다. 그는 SNS에 관련 기사를 공유한 뒤 “하..”라고 짧은 멘트를 남겼다. 배우 이천희는 텅 빈 여당 의원 좌석 사진을 올리며 “쪽팔린다 쪽팔려”라고 적었다.
앞서 봉준호 감독과 배우 문소리 등 영화인 2518명은 윤 대통령의 파면과 구속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상식이 있는 국민이라면, 굳이 법률적인 판단에 앞서 다음과 같은 결론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대한민국의 존립에 가장 위험한 존재는 윤석열이며, 대통령이라는 직무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이 민주공화국을 지키기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라고 목소리 냈다.
◆문화계도 충격과 분노
“노벨문학상이 나왔다”. 국회에서 박수가 쏟아져 나온 게 엊그제다. K-팝, K-문학, K-게임 등 K-컬처가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러한 정치적 이슈는 많은 안타까움을 남긴다. 특히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제주 4·3 사건 등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냈다”는 평가로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상황에서 비상계엄이 발생한 것은 큰 허탈함과 충격을 안긴다.
한강 작가도 놀랐다. 그는 전 세계 언론을 상대로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소설 ‘소년이 온다’를 쓰기 위해 1979년 말부터 진행됐던 계엄 상황을 공부했는데, 2024년에 다시 이런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무력이나 강압으로 통제하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일이 있다 해도 계속해서 말해지는 진실이 있을 것이고, 그런 언어의 힘은 변화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앞서 문화예술인들도 시국선언으로 윤 대통령의 행위를 비판했다. 김홍신, 나희덕, 문성근, 이창동 등 전국 예술인 5000여명과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한국작가회의 등 200여개 단체가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으며, 문학·연극·무용·공연·전통예술 등 전 장르를 아우르는 문화예술계가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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