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코너는 말 그대로 그 분야의 ‘스타’들을 인터뷰하는 코너다. 인지도가 높다고, TV 화면에 자주 나온다고, 돈이 많다고 찾아가는 코너가 아니다. 그러니까 자신의 분야에서 제대로 자리잡고 인정받은, 한 획을 그은 인물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다.
김동하는 그런 점에서 현시점 ‘1타 코미디언’이다. 스탠드업 코미디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쇼츠 최고 인기 동영상 조회수가 무려 1759만회다. 단순 계산으로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한 명은 이 영상을 봤다는 소리다. 총 누적 조회수만 8000만 뷰를 넘는 등 숏폼 대통령으로 불린다.
오프라인 공연은 더 대단하다. 한국에서 코미디언이 스탠드업으로 전국투어를 연 것은 대니 초 이후 김동하가 두 번째다. 규모는 1등. 전국투어 크라우드 워크(Crowd Work)’ 서울 앙코르 공연 1400석도 매진 됐다. 그간 모은 유료 관객만 7000여명 이상. 2024년은 공연계에 반란이 일어난 해다.
김동하는 “요즘 매일이 감사하다. 이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개인 콘서트를 하고 싶은 열망이 있을 거다. 객석을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시간을 채울 레퍼토리가 있어야 하는데 두 가지가 잘 맞아떨어져서 훌륭한 경험을 하게 됐다”면서 “이렇게 큰 규모로 8개 도시를 방문하다니. 와주신 모든 분들이 저의 무대를 보기 위해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써주신 것 아닌가. 꿈같다. 개그를 시작한지 11년 만에 얻은 결실이다”라고 전국투어 소감을 전했다.
오는 8일엔 700석 규모에서 총 2회 열리는 ‘크라우드 워크-피날레’를 개최한다. 크라우드 워크란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준비된 농담을 하는 것 이외에도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즉흥적으로 농담을 만들어내는 코미디의 기교 중 하나다. 80%의 대본과 20%의 관객 소통으로 이뤄져 재관람 만족도도 높다. 대구를 시작으로 부산, 전주, 대전, 서울, 광주, 창원, 울산 등 예매와 동시에 매진 소식을 알려왔다.
그는 “처음 시작할 때는 ‘인맥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이라는 생각으로 지인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70석으로 시작했다”면서 “그러다가 숏폼으로 ‘장모님이 된 관객’이라는 영상이 갑자기 뜨면서 입소문이 났다. 매진 소식도 ‘예매하고 싶은데 왜 3분만에 매진이냐’라는 DM을 받고서야 알았다. 그때가 400석 정도였다”면서 “그렇게 회차를 점차 늘렸다. ‘와, 이게 되네’ 싶더라. 회사도 저도 아직 신기하다. 고마움과 부담감이 크지만 그만큼 관객분들께 큰 웃음으로 돌려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성장으로 작용했다. 특유의 밀도 높은 농담은 김동하의 시그니처다. 일상 속 우리의 이야기가 풍자와 해학, 19금과 비속어에 섞여 쏟아진다. 선을 넘을 듯 말듯, 넘지 않는 것. 개그를 듣는 사람도, 대상이 된 사람도 모두가 마지막엔 푸하하 웃음으로 마무리 하는 것이 김동하쇼의 마력이다.
이에 대해 “2010년에 사범대를 갔고, 국어 선생님을 했다. 의외인가?(웃음) 코미디에 대한 갈망으로 학생 시절 레크레이션, 돌잔치 MC를 했다. 그러다 선생님이란 안정된 생활을 접고, 전유성 선생님이 계시는 청도 청가방 극장에서 합숙을 하며 개그 인생을 시작했다. 경제적으로는 덜 여유롭지만 새로운 관객분들에게 제 개그를 검증받을 수 있어서 진심으로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기회에 전주MBC와 인연이 닿아서 라디오 게스트 고정, DJ, 프로그램 리포터, MC까지 했다. 자연스럽게 대중을 대하는 능력이 체득된 거 같다. ‘여기까지 하면 안 좋아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게 된 거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에는 낯설지만 미국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는 주요 엔터테인먼트 장르다. 시상식에서 수상을 하기도 하고 유행어처럼 대중의 입에 회자되기도 한다. 스탠드업 전문가로서 관객이 공연을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지 물었다.
김동하는 “아, 기다렸던 질문이다”라는 말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그는 “일단 여러분의 마음 속에 솔직한 마음, 야하고 발칙한 마음, 상스러운 마음을 내려놓고 보시면 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은 해보지만 나쁜 사람이 될까봐 말 못하는 비밀을 여기서 다 말해주니까 솔직하게 즐겨달라. 선비 마인드, 유교걸, 유교보이 마인드를 버리고 보셔라. 공연장 밖을 나가면 훌륭한 사회 구성원이 맞으니, 여기선 솔직한 마음으로 따라와라”고 밝혔다.
“스탠드업 코미디를 불편해 하는 사람이 많을 수 있다”는 그는 “지금도 댓글창에서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불편한 소재’로 ‘안 웃기면’ 비난 받아야 한다. 소재로 손가락질 받을 이유는 없다는 게 조심스럽지만 제 생각이다. 스킬에 대한 비난은 직업인으로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 어떤 인터뷰이보다 대답을 내놓는 속도가 빠른 그다. 마지막으로 지난 날의 김동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을 던졌다.
“개그를 막 시작했던 28살의 김동하에게 24살에 시작해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24살에겐 대학은 안 가도 되니, 20살에 도전하라고 하고 싶다. 저는 그때 힘든 걸 말 안 하는 성격이라 혼자 고민을 많이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고민은 내 삶에 나노 입자 같은 것이었다. 선택은 ‘더 빨리, 과감하게’ 해야 한다. 고민하고 부딪힌 그 순간도 나는 성장해있을 거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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