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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기자가 될 수 있고 모든 사람이 방송 프로듀서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권력자들은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며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을까?
한국의 신문 사진 역사는 1990년대 이후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 인터넷 시대에 변화는 너무 빨랐고 사진기자들은 시대에 적응하느라 너무 바빴다. 정리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한국 신문 사진의 역사의 한 챕터를 대통령 사진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했다고 인정받는다면 사진기자에게는 최고의 찬사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여기저기 부족한 부분이 누군가에 의해 채워지기를 기대한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마지막 문장이다. 

 
사진기자들이 펴낸 책은 보통 사진의 내용, 촬영 전후 상황 묘사와 후기 등이 중심이 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찍히는 사람과 찍는 사람, 사진을 보는 사람이 만들어낸 삼각형 중간 지점에 서서 바라보는 전지적 작가 시점에 가깝다. 

 

저자 변영욱은 1971년생, 1996년부터 동아일보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올해 28년 차. 전두환부터 윤석열까지, 모든 전·현직 대통령을 실제 한 번 이상 만났다. 박근혜 대통령 후반기부터 탄핵 정국, 문재인 대통령 초기 시절까지 청와대를 출입했다. 북한학 석사, 언론학 박사 학위를 소지한 학구파다. 


목차를 보면 저자의 성격이 보인다. ‘T’일 것이다.  Chap.1부터 8까지, 구조를 세우고 살을 붙이는 과정에서 ‘기승전결’이 아닌 백과사전식 구성을 택했다. 논문처럼 모든 참고 문헌 출처를 꼼꼼하게 정리해 놨다. 

 

사진과 정치의 관계 같은 개괄적인 이야기부터 역대 대통령의 시각적 아이덴티티 관리, 전속과 사진 기자단의 관계, 풀단의 운영이나 현장 행사 취재 시나리오 같은 실무적인 부분, 해외 사례까지 넣을 수 있는 내용은 다 때려 넣은 일종의 ‘전과’같다.

본문에 수록한 사진을 고르는 안목도 남다르다.  포토저널리즘, 보도 사진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후배들이 두고두고 고마워할 수 있는, 귀하디귀한 아카이브다.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대통령 사진 취재가 가능해진 것은 1982년 2월 22일이다. 이듬해 미국 백악관사진기자단을 본따 청와대출입사진기자단이 꾸려졌다. 1986년 9월 6일 상주 가능한 사진기자실이 마련됐다. 현재 대통령실 출입이 허용된 사진기자는 11개 회사의 총 14명이다.  이들은 순번에 따라서, 대통령실이 원하는 숫자에 맞춰 하루에 3∼4명 정도가 대통령의 일정을 기록한다. 

 

‘대통령’ 이라는 세 글자의 무거움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겨울, 읽어볼 만한 책이다.  

 

저자 / 변영욱

출판 / 한울

발행 /  2024.11.29.

 

전경우 기자 kw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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