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김태술 신임 소노 감독에게 ‘시간’이 필요하다.
남자프로농구 소노가 시즌 초반 부진의 늪을 헤매고 있다. 어느덧 6연패에 놓였다. 이 기간 실점이 평균 86.3점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9위다. 최하위 삼성(87.0점)과 큰 차이가 없다.
앞으로도 난관이다. 상위권 팀들과 맞대결이 소노를 기다리고 있다. 3일 대구 원정길에 올라 한국가스공사(2위·8승4패)에 맞선다. 그 뒤 KT(4위·8승6패), SK(1위·11승2패)를 차례대로 만나는 일정이다.
추승균 tvN 스포츠 해설위원은 현시점 소노의 과제로 ‘4쿼터 뒷심 보강’을 진단했다. 앞에서 잘 싸워놓고 경기 후반부에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가 잦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3경기서 소노의 4쿼터 평균 실점은 24.3점에 달한다. 같은 기간 1∼3쿼터(19.4점)보다 5점가량이나 많다.
추 위원은 “소노의 4쿼터 약세는 치명적이다. 1, 2점 싸움에서 분위기를 확 넘겨주는 빈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며 “소노 벤치의 경기 후반 작전타임 활용이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노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로 풀이할 수 있다. 핵심 이정현의 부상과 팀 분위기 다운이다.
이정현의 부상이 결정적이다. 시즌 초만 해도 파죽지세를 자랑했다. 개막전에서 현대모비스를 100-82로 제압한 후 4연승을 질주했다. 프로 데뷔 4년차를 맞은 가드 이정현은 지난 시즌 어시스트·스틸·3점슛에 기량발전상 및 베스트5까지 도합 5관왕을 차지하면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명실상부 소노의 에이스다. 올 시즌 역시 개막전서 홀로 43점을 쓸어 담는 등 올 시즌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지난달 8일 한국가스공사전 이후 왼쪽 무릎 통증 때문에 최근 5경기째 결장 중이다. 소노의 연패 시기와 맞물린다.
에이스가 빠진 상황에서 팀 분위기가 다운된 것이 뼈아프다. 김승기 전 감독의 선수 폭행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지난달 10일 SK와의 경기 도중 A 선수를 질책하면서 폭행 및 폭언을 저지른 것이 드러났다. 이에 소노는 파격적인 인선을 단행했다. 지도자 경력이 전무한 김태술 해설위원을 새 감독으로 낙점했다. 소노 측은 “초보 사령탑이지만,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구단의 의지와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젊고 유망한 지도자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 역시 분위기를 바꾸는 데 집중하고 있다. 팀 합류 후 선수들과 자연스러운 소통을 강조하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정현도 복귀 시동을 걸고 지난달 29일 무릎 재검진을 마쳤다. 회복세는 긍정적인 편이다. 12월 시작과 함께 가벼운 슛 훈련을 재개했다. 소노 관계자는 이정현의 예상 복귀 시점을 두고 이달 중순 혹은 말 그 사이로 내다봤다.
당장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하나씩 만들어가야 한다. 이정현이 복귀하고, 김 감독을 중심으로 팀 분위기를 살려간다면 시즌 초반과 같은 상승세가 다시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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