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자하키 전설’ 임계숙 KT 하키단 감독의 퇴임을 기념하기 위해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KT는 29일 오전 11시 수원 이비스앰배서터호텔에서 임 감독의 퇴임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KT 스포츠단의 이호식 대표이사·최현준 농구단장·정명곤 경영기획총괄을 포함해 대한하키협회의 신정희 부회장·박신흠 사무처장, 홍춘화 한국대학실업하키연맹 회장, 그리고 KT 하키 선수단 등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단연코 여자하키의 전설이다. 임 감독은 1981년 온양한올고(구 온양여상) 재학 시절 하키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그 뒤 1986년 KT에 입사했고, 1992년 선수 은퇴까지 활약하면서 KT가 국내 여자실업하키리그 최정상팀으로 군림하는 데 앞장섰다.
무엇보다, 한국 여자하키를 세계 최정상으로 끌어올린 주역이었다. 그만큼 국가대표 이력도 화려하다. 1981년 여자하키 국가대표로 처음 선발된 후 주전 스트라이커로서 1982 뉴델리 아시안게임 은메달, 1986 서울 아시안게임 금메달, 1988 서울 올림픽 은메달, 1990 베이징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을 수확했다. 1981년부터 1992년까지 11년간 A매치 101경기에서 127골을 기록했다.
지도자로 변신한 후에도 KT에서 거듭 큰 족적을 남겼다. 2010년 KT 하키단 감독으로 부임해 첫해 아시아챔피언스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게 대표적이다. 또한 매 시즌 팀을 전국체육대회 정상으로 이끌었다. 2015년에는 지도 능력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여성지도자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날 퇴임식에 참석한 이호식 KT스포츠단 대표이사는 “임 감독님은 대한민국 하키계에서 설명이 필요 없는 레전드”라면서 “감독생활을 하시면서 팀과 선수들을 위해 헌신해 주신 덕분에 KT 하키단이 명문구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비록 은퇴를 하셔서 아쉽지만, 은퇴 후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삶을 누리며 행복하시길 기원한다”고 인사했다.
“40년 가까이 인생의 2/3를 KT와 함께했다”고 강조한 임 감독은 “이런 좋은 자리를 만들어주신 KT 스포츠단 임직원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1992년 현역 은퇴 후 KT 전화국(천안지사)에서 또 다른 인생을 살다가 2010년 감독 기회를 얻었다. 행운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후배들을 향한 격려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우리 후배들이 희망을 갖고 목표를 확실히 하면 대한민국 하키가 다시 부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제 현장은 떠나지만 계속해서 하키인들과 함께하고 또 현장을 찾아갈 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행복하게 제2의 인생을 살겠다. 다시 한번 KT와 선수단, 하키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퇴임 인사를 전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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