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의료봉사단이 인도네시아 화산재 피해지역을 방문해 현지 주민들에게 사랑의 의술을 펼쳤다.
의사 5명, 간호사 21명 등 총 32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인도네시아 베라스타기(Berastagi)를 찾아 현지 주민 1030명을 진료했다. 이후 백내장, 지방종 제거 등 총 75건의 수술을 시행했다.
베라스타기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위치한 고산지대다. 2010년 시나붕 화산이 폭발한 이후 현재까지 간헐적인 폭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원래의 생활터전을 떠난 이재민만 1만 명이 넘으며, 화산의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주변 인구는 무려 30만 명에 달한다.
의료 환경은 더욱 열악한 실정이다. 전문 의료 시설이나 인력이 부족할뿐더러, 그나마 있는 현지 병원에서도 감염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술 후 감염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많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병원에 불신을 갖고 탈골과 같은 치료는 무당에게 맡기는 등 비의료적인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봉사단은 현지 카반자에(Kabanjahe) 병원에 임시 치료시설을 마련한 후, ▲혈액 및 소변 검사 150건 ▲안과 검사 126건 ▲엑스선(X-ray) 54건 ▲초음파 51건 ▲심전도 35건 ▲심초음파 15건을 진행했다. 한국에서 가져간 진통제와 소염제 등 필수의약품도 전달했다.
이번 의료봉사에는 성형외과, 중환자·외상외과 등 외과 의사들이 많이 참여해 현지 병원에서 진행되기 어려운 다양한 수술을 집도할 수 있었다. 의료진은 ▲익상편 제거 수술 49건 ▲백내장 수술 14건 ▲안과 수술 1건 ▲지방종 제거 등 외과수술 11건을 합해 총 75건의 수술을 시행했다.
환자 대부분은 약 복용이나 간단한 수술로도 나을 수 있는 질환을 앓고 있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과 현지의 열악한 의료환경 때문에 치료를 포기한 채 살아가고 있었다.
봉사단은 진료기간 동안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치료하고자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분주히 움직이며 1,000여 명의 환자를 만났다.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의료진에게 “뜨리마 까시(Terima kasih, 감사합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인도네시아 의료봉사단 팀장을 맡은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베라스타기 지역은 기본적인 의료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백내장 수술이 가능한 병원조차 없다”며 “이번 의료봉사를 통해 그간 의료와 동떨어진 채 질병을 안고 살아온 현지 주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선사해줄 수 있어 보람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의료봉사단은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아산재단의 설립 이념 아래 의료환경이 열악한 지역의 주민들을 치료해 왔으며, 2009년부터는 봉사 지역을 해외로 확장해 총 16개국에서 55회에 걸쳐 의술활동을 펼쳤다. 올해 1월에는 아프리카 우간다, 2월에는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해 의료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의료봉사에 다녀온 뒤에는 현지에서 수술할 수 없는 중증 환자를 서울아산병원으로 초청해 무료로 치료하는 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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