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팀 주장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에 대해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벤탄쿠르는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7경기 출전 금지와 10파운드(한화 약 1억80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FA는 “벤탄쿠르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독립 규제위원회는 그가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징계 조치를 내렸다”고 했다.
우루과이 태생의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자국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그는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쏘니!(손흥민의 애칭)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한다.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다.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고 썼다.
손흥민이 이후 벤탄쿠르의 사과를 받아들인다는 글을 SNS에 올렸지만 이 사건은 끝이 나지 않았다. FA는 지난 9월 “부적절한 방식으로 행동하고 모욕적인 말을 사용하고 경기 평판을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벤탄쿠르를 기소했다.
벤탄쿠르가 빠지면서 올 시즌 부진하고 있는 토트넘은 비상이 걸렸다. 토트넘은 리그에서 20개 구단 중 10위(5승1무5패)에 그치고 있다. 벤탄쿠르는 올 시즌 공식전 15경기에 나선 토트넘의 주축이다. 리그 10경기에선 1골을 넣었다. 토트넘은 당장 이번 주말 리그 2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EPL 방문 경기를 벤탄쿠르 없이 치러야 한다.
이번 FA 징계는 자국 경기단체 주관 경기에만 적용된다. 벤탄쿠르는 오는 28일 AS로마(이탈리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홈 경기에는 나설 수 있다. 토트넘에게는 다행인 소식이다.
한편 토트넘은 현재까지 FA의 벤탄쿠르 징계와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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