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믿을 수 없는 밤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제 가족과 제 조국에게도 아주 특별한 날입니다.”
‘메날두(메시+호날두)’ 시대가 막을 내리고 그 자리를 1990년대생이 채웠다.
올해 발롱도르의 주인공은 스페인 태생의 로드리(맨시티)다. 로드리는 29일 프랑스 파리의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남자 선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발롱도르는 세계 최고 권위의 축구 시상식이다. 그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가 받는다. 프랑스 축구 전문지 프랑스풋볼이 주관한다. 최종 후보 30명이 정해지면 전 세계 100명의 기자단이 투표한다. 올해에는 세계 축구를 양분해 온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003년 이후 21년 만에 발롱도르 후보에서 빠지면서 수상자를 향한 관심이 뜨거웠다.
로드리는 최종 후보 30명에 이름을 올렸고 가장 많은 표를 받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1990년대생 선수가 발롱도르를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드리는 1996년생이다.
로드리는 2023~2024시즌 공식전 50경기에서 9골 13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그는 공격 가담 능력도 좋아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소속팀은 물론 스페인 국가대표도 그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맨시티의 리그 4연패를 이끌었다.
지난 7월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는 경고 누적으로 한 경기에는 결장했지만 6경기를 뛰면서 스페인의 우승을 이끌었다. 중원에서 안정된 패스를 공급하며 스페인의 7전 전승에 공헌했다. 활약을 인정받은 그는 유로 2024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안타깝게도 그는 부상을 당해 올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지난 9월 아스널과의 2024~2025 EPL 5라운드 홈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볼 경합을 하다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회복 중인 그는 발롱도르 시상식에 목발을 짚은 채 등장했다. 그는 수상 소감으로 “오늘은 제가 아닌 스페인 축구의 승리”라며 “(발롱도르) 수상을 하지 못했지만 그럴 자격이 있는 선수들의 승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사비 에르난데스, 이케르 카시야스,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의 이름을 언급했다. 지금은 선수에서 은퇴한 스페인 국적의 축구 선배들이다.
애초 이 상은 스페인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수상 불발이 확실시되자 비니시우스를 포함해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 전체가 발롱도르 행사장을 찾지 않았다.
비니시우스는 2023~2024시즌 라리가에서 15골 6도움을 기록했다. 공식전에서는 24경기 11도움을 폭발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나선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선 쐐기골을 터뜨리며 팀의 2-0 승리를 안기며 우승을 이끌었다.
한편 발롱도르 여자 부문은 아이타나 본마티(바르셀로나)가 2년 연속 받았다. 남녀 부문 모두 스페인 선수가 독식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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