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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승장] 마침내 닿은 ‘V12’… 이범호 KIA 감독 “거만해지지 않고, 다시 도전하겠다”

입력 : 2024-10-29 00:39:55 수정 : 2024-10-29 00: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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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IA타이거즈 제공

감격의 우승, 광주에 수놓아졌다.

 

프로야구 KIA는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에서 6-5로 승리했다. 시리즈 4승1패와 함께 고대하던 KS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2017년 11번째 우승 이후 7년 만이자, 구단 역사상 12번째 우승이다.

 

시즌 내내 보여준 익숙한 그림, 역전으로 빚어낸 마침표다. 선발 투수 양현종이 2⅔이닝 4피안타(3피홈런) 5실점하며 1-5로 끌려갔다. 아랑곳하지 않았다. 최형우가 3회말 적시타와 5회말 솔로포를 연이어 터뜨리며 서막을 열었다. 김도영의 밀어내기 볼넷과 상대 폭투가 겹치면서 5회말에 기어코 동점을 맞췄다. 이어진 6회말 김태군의 1타점 내야안타와 8회말 터진 박찬호의 쐐기 2루타가 축포 역할을 했다.

 

마운드의 수훈도 뺄 수 없다. 양현종의 뒤를 이은 김도현이 2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발판을 놨고, 곽도규-장현식-이준영-전상현-정해영으로 이어지는 철벽 불펜이 짜릿한 우승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다음은 승장 이범호 KIA 감독과의 일문일답.

 

Q. 우승 소감

“너무 감사드린다. 올 시즌 너무 감사드리고, 제가 팀을 맡아서 힘든 시기, 좋은 시기도 있었는데 마지막에 너무나도 좋은 상황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선수들, 많은 팬분들 그리고 저희를 항상 멀리서 응원해주시던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우승은 했지만 다시 시작이다. 잘 준비해서 내년에도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처음 감독이 됐을 때 팀이 안 좋은 상황이었다. 우승까지 기대하셨나.

“충분히 2년 안에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팀을 맡았다. 저희 선수들이 가진 능력은 어느 팀보다 좋았다.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 트로피를 들었다. 우리 팀이 젊은 선수들도 많고 고참 선수들도 아직 능력이 출중한 선수들이 많다. 잘 마무리해서 내년에도 이 팀 자체를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Q. 선수로의 우승, 감독으로의 우승 차이점은?

“우승하니 다 좋은데, 확실히 홈에서 하니까 너무 좋다. 항상 우승을 서울에서 많이 했다. 서울에도 팬들이 많으셔서 많이들 지켜보셨는데, 광주 팬들은 그 모습을 많이 못 보셨다. 꼭 우승을 이뤄드리고 싶었는데, 달성해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Q. 오늘 초반에 위기가 있었다.

“막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상대 투수가 많지 않았다. 부상 선수도 있다. 지금부터 잘 막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김)도현이 뒤에 필승조 투수들 붙여놓으면 따라갈 거라고 생각했다. 좀 더 많은 기회가 있었는데 2아웃에 찬스가 걸리다보니까 더 긴장되고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 너무나 극적으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다. 이길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다.

 

Q. 올 시즌 가장 위기는

“선발 투수들이 빠졌을 때가 가장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야수들은 9명에서 1명이 빠지는거니 전체 선수들을 잘 다스리면서 가면 언제든지 1명이 나올 수 있다. 팀 타선 자체도 강했기 때문에 1명 정도는 어떻게든 막는다고 생각했다. 선발 투수는 공 100개를 던져야 하고, 1~2경기를 대체 선수로 넣다 보니까 불펜 부하가 많이 걸렸다. 그때 (김)도현이랑 (황)동하를 넣어야 하는 상황이 가장 힘들지 않았나. 이의리, 윤영철, 네일이 빠질 때마다 선발 고민을 많이 했다. 선발 투수들이 선수들이 잘 메꿔줘서 1등을 지키면서 한국시리즈에 올 수 있었다.

 

Q. 개인적으로 칭찬해주고 싶은 선수.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지만, 김도영 선수가 이렇게 빠른 시간에 성장해줌으로써 팀 자체가 굉장히 변하는 시즌이었다. 김도영이 나오지 않았으면, 뎁스가 쉽게 변하기 힘들었다. 김도영이라는 좋은 선수 한명이 내야 하나를 잡아주면서 시너지가 생겼다. 그 모습들을 고참들이 잘 받아주면서 좋은 팀으로 변했다. 앞으로도 도영이처럼 젊은 선수들이 더 분발해줘서 매년 이렇게 좋은 선수들이 나온다면 팀이 강해질거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은 김도영이라는 선수가 좋은 선수로 거듭나준 게 올 시즌 가장 감사한 일이다.

 

Q. 곽도규가 KS에서도 맹활약했다.

“젊은 선수들 한명, 한명이 어떻게 커주느냐에 따라 팀이 변한다. 도규나 영철이, 도현이, 해영이 전부 다 젊은 선수들이 아직까지 성장을 하고 있는 단계다. 그래서 우리 팀이 더 무서워지지 않을까. 도규도 올 시즌 개막전에 올릴 때 이 선수 한명만 필승조에 잘 붙어있어주면 우승할 수 있겠다 생각하고 처음부터 어려운 상황에 올려봤다. 확실히 큰 간을 가지고 있다.”

 

Q. 내년도 선발 구상에 고민이 있을 것 같다.

“도현, 동하도 있고 영철이도 올 시즌 허리가 조금 안 좋았지만 큰 부상은 아니다. 내년 로테이션 자리 잘 지켜줄거라 생각한다. 양현종도 이닝 수만 조금 줄여주면 선발 자리에서는 아직까지는 괜찮다. 내년 6~7월 돼서 이의리가 들어오면, 불펜도 강하고 선발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와중에 젊은 신인 선수들이나 퓨처스에서 성장하는 선수가 나오면서 조금씩 더 맞춰가면 훨씬 더 강해질 수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Q. 김태군이 1표 차로 MVP를 놓쳤다.

“그래서 저한테 옆구리를 찌르면서 ‘팀 MVP는 없나요’라고 물어보더라. 태군이도 너무 잘해주고, 볼 배합도 너무 잘했다. 태군이나 선빈이나 두 선수가 한국시리즈에서 너무나도 잘해줘서 저에게는 둘 다 MVP라고 생각한다. 제가 잘 위로해주겠다.”

 

Q. 선수와 감독으로 우승하면서 타이거즈의 대표적인 인물이 된 소감은

“KIA로올 줄 알았다. 한화에서 뛸 때 광주 오면 굉장히 잘 쳤고, 그랬으니 저를 데려오신 것 같다. (웃음) 광주 팬들이 항상 하는 말이 ‘이름이 호랑이인데 왜 광주를 안오냐’였다. 이름 때문에라도 나를 부를 수 있겠다 생각했었는데 너무 좋은 구단에 왔다. 그때 당시 힘들어서 일본에 외롭게 있는 저를 찾아와주셨다. 그때 저를 스카우트 해주신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난다. 그분들께 아직도 감사드린다. 프런트에 그런 분들이 있어서 제가 있을 수 있었다. 여기서 성대한 은퇴를 시켜주시고 감독까지 맡겨주시고 우승까지 하게 돼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큰 감흥이 있다. 앞으로 KIA 타이거즈라는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하고, 여기 있는 선수들이 좋은 선수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감독으로 좋은 팀을 만들어서 앞으로 더 멋진 팀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Q,. 데뷔 첫 해 우승이다. 다음 목표는

“감독 할 때 모든 사람들이 우승을 목표로 시작하지만, KIA에서 14년간 몸을 담으면서 이 팀을 좋은 팀으로 만드는 것이 제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배운 것을 꼭 이 팀에 전수하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하고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 팀 자체가 1년 만에 영광스럽게도 큰 변화가 생겼고, 우승이라는 큰 타이틀을 제게 안겨줬다. 매번 똑같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달리지만, 거기에 한명 한명 더 많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는게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다. 우승을 많이 못 해봤던 선수들을 데리고 한번씩 우승을 계속 시킬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

 

Q. 박찬호가 가장 많이 울었다. 개성있는 선수라 감회가 남달랐을 텐데.

“찬호의 플레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플레이를 보면 건들대는 모습도 있다. 하지만 박찬호처럼 매일 경기를 뛰어주는 선수는 많지 않다. 선수는 아픔이 있고, 힘든 시기를 겪어도 경기를 출전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선수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 모습은 우리팀에서 찬호가 가장 큰 그릇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아닌가 생각한다. 찬호가 저와 있으면 안 좋은 모습도 조금씩 없어질 거다. 올 시즌 찬호가 원했던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줬다. 내년에는 좀 더 멋진 선수로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찬호 좀 많이 사랑해달라.”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Q. 부임 전 약속 중 잘 지킨 것과 못 지킨 게 있다면

“처음 부임했을때 선수들에게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야구를 해라’라고 이야기했는데, 그건 지켰다. 앞으로도 그런 야구를 펼치는 사람이 되겠다. 선수들이 플레이 하는 것에 있어서 감독 때문에 눈치를 보고 야구를 못하는 모습은 없어지는 팀을 만들겠다. 선수들이 기량을 펼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게 제 목표다.”

 

Q. 왕조를 위해 신경 써야할 점은

“선수들이 자만에 빠지지 않고, 우리가 우승한 것을 내년에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는 간절함을 만들어내는 게 감독이 해야할 일다. 우승팀이 됐지만, 우승은 올해 끝났다. 내년에 다시 도전해서 다시 우승하는 팀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왕조는 굉장히 힘든 것이고, 그런 말을 쓰기가 어려운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평균적으로 비슷한 팀들이 많기 때문에 세밀한 부분만 잘 잡아낸다면 올해처럼 좋은 경기 할 수 있다. 거만해지지 않고 다시 한번 도전해서 차근차근 도전하는 팀을 만드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다.”

 

광주=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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