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心) 저격 성공, 흥행 돌풍으로 이어졌다.
한국 프로축구가 또 한 번 누적 유료관중 300만명을 넘어섰다. K리그1·2(1, 2부리그)를 합친 수치로 지난해에 이어 두 시즌 연속 쾌거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28일 기준 K리그는 올 시즌 1, 2부 리그를 합쳐 306만8547명을 동원했다.
지난 시즌은 1부 마지막 경기였던 38라운드에서야 가까스로 300만명을 돌파했다. 이번에는 다르다. 그보다 이른 시점인 35라운드 만의 기록이다. 무려 48경기를 단축했다. 11월 들어 최종 라운드에 돌입하는 만큼 치열한 순위 경쟁과 함께 지난해 이상의 흥행 성과가 기대된다.
이토록 뜨거운 열기, 다 이유가 있다. 먼저 ‘슈퍼스타’의 등장이다. FC서울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제시 린가드를 영입한 바 있다.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만 200경기 이상을 뛰었다. 서울에 합류한 뒤 주로 2선 공격수를 수행하면서 올 시즌 23경기에 출전해 5득점·2도움 활약을 펼쳐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서울의 파이널 A(상위 스플릿) 진출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특급 기대주 양민혁(강원)도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열여덟의 어린 나이에도 35경기서 11골·6도움을 기록했다. 시즌 종료 후 EPL 토트넘 이적이 확정됐지만, 현시점 K리그 흥행을 이끌고 있는 기수임은 틀림없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스타성 있는 선수는 팬들의 발걸음을 경기장으로 향하게 만든다”면서 “올해는 린가드와 양민혁이 그랬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런 선수들이 끊임없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리그 차원에서 제2의 양민혁을 찾는 게 필수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팬 프렌들리’ 마케팅 또한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올 시즌 서울(2만7152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평균 관중(1만8593명)을 기록 중인 디펜딩 챔피언 울산이 대표적이다.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운영한 팝업 스토어에서는 오픈 첫날부터 구름떼 인파가 운집했다. 나아가 울산은 편의점 GS25와 협업해 울산문수축구경기장을 본뜬 특화 매장을 열기도 했다. 유니폼은 물론이고, 다양한 구단 굿즈를 함께 판매해 이목을 끌었다.
“시대가 변했다”는 김 위원은 “구단들도 이제는 자생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한다. 그러면서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케팅 측면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됐고, 그 결과 흥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는 재미’도 잡았다. 역대급 순위 경쟁 덕분이다. 2012년 도입된 스플릿 제도가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K리그1은 정규 33라운드까지 12개 구단이 경쟁한 후 A그룹(1∼6위), B그룹(7∼12위)으로 나눠 파이널 5라운드를 치르는 구조다. 하위권 B그룹에서는 11위 전북(9승10무16패·승점 37), 12위 인천(8승11무16패·승점 35)이 최하위 강등을 피하고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울산(19승8무8패·승점 65), 강원(18승7무10패·승점 61)의 우승 다툼도 점입가경이다. 김 위원은 “우승권, 강등권 모두 어느 한 팀이 치고 나가는 게 없다. 그만큼 전력 평준화가 잘 이뤄진 시즌이다. 특히 승강제가 가져다주는 긴장감이 팬들로 하여금 큰 몰입감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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