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을 내렸다.
프로야구 삼성의 ‘베테랑’ 불펜투수 오승환이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와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맞대결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충격적인 부진 때문이다. 1982년생으로 올해 만 42세 시즌을 치르고 있는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삼성의 뒷문을 책임지며 출발했다. 전반기 37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3.79(38이닝 16자책점), 1승 5패 24세이브를 남겼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21경기 평균자책점이 7.41(17이닝 14자책점)까지 치솟았다.
재정비의 시간을 갖기도 하고, 보직 변경도 시도해봤지만 속절없이 무너지는 모습이 잦아졌다. 특히 삼성이 2위를 확정 지은 22일 대구 키움전에서 9-2로 앞서있던 9회초, ⅔이닝에 대거 6실점하는 장면이 상징적이었다. 1루수 르윈 디아즈의 실책으로 말미암은 실점이었기에 자책점으로 남지 않았지만, 오승환의 떨어진 기량을 여실히 내비친 한판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실책이 껴있기는 했지만, 내부적으로 구위가 많이 떨어졌다고 판단해 변화를 줬다”며 “지금 구위로는 플레이오프(PO) 엔트리 진입은 힘들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감독으로서) 좋은 말을 해줄 수도 있겠지만, 냉정하게 지금 구위로는 쉽지 않다”는 한마디를 남겼다.
“앞으로 (PO까지는) 기간이 조금 남았다.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지만, 당장 차가운 현실이 변하는 건 아니다. 박 감독은 “지금 구위로는 1이닝도 버겁다. (예전에 시도했던) 선발 전환 같은 계획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데이터적으로도 위험 신호가 감지된다는 평가다. 사령탑은 “정타율이 많이 늘었다. 구속은 거의 차이가 없는데, 종속이 많이 떨어졌다. 타자들이 느끼는 중요한 포인트다. 종속이 떨어지니 타자들이 자신있게 배트를 돌린다. 나이는 어쩔 수 없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선수 본인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좀 더 준비해야 될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본인도 어느 정도 납득할 것”이라며 “가을야구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많이 다르고, 우리는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도 많다. 그런 의미에서 경험치가 중요하지만, 경험이 있어도 구위가 떨어지면 어쩔 수 없다. 남은 기간 투수파트와 잘 상의하며 구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승환 말소의 반대급부로는 김성윤이 등록됐다. 박 감독은 “몸 상태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보고 받았다. 퓨처스에서도 3경기 정도 소화했다. 타이트한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대수비, 대주자로 활용하려 한다. 남은 기간 그 부분을 테스트할 것”이라 말했다.
광주=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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