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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를 향해]’KIA의 새로운 아이콘’ 우리는 김도영의 시대에 살고 있다

입력 : 2024-09-12 07:00:00 수정 : 2024-09-11 20: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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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IA타이거즈 제공

 “미국 메이저리그(MLB) 팬들은 김도영(KIA)이라는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

 

 빅리그 유명 저널리스트인 존 모르시가 남긴 말이다. 칠 때마다, 뛸 때마다 발걸음이 역사로 남는다. 만 스무살 청년의 ‘야구 도장깨기’가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 김도영은 KIA의 새로운 아이콘으로서 자신의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김도영은 11일까지 올 시즌 129경기에 나서 타율 0.345(496타수 171안타), 35홈런 100타점 128득점 3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62를 기록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트로피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이름의 마지막 글자에 ‘이응’을 뺀 ‘김도여’까지 트로피에 새겼다는 말도 나온다. 단 한 획만 남았다.

 

 다음 역사를 쓸 그는 새 전설로 불리며 KIA의 정상 등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제1의 김도영으로 가는 길

 ‘제2의 이종범’, ‘바람의 후예’라 불렸다. 연고지인 광주광역시 태생에 이종범과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해 얻은 수식어다. 고교 시절부터 야구선수에게 필요한 자질은 모두 갖췄다는 ‘5툴 플레이어’라고 평가받았다. 정교한 콘택트 능력에 빠른 발, 강한 어깨, 안정적인 수비, 타고난 야구 센스까지 겸비했다. 대부분의 구단이 강속구 투수를 뽑는 2022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에서 KIA가 야수 김도영을 선택한 이유다. 

 

 시작부터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데뷔 첫해 시범경기부터 타율(0.432), 안타(19개), OPS(출루율+장타율 1.068) 1위에 오르며 곧바로 스타덤에 올랐다. 프로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정규시즌에서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다. 노련한 투수들 앞에서 고전했다. 성장통을 겪어야 했다. 지난 시즌엔 개막 두 경기 만에 발등 부상을 입어 두 달 넘게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생애 첫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선 왼손 검지 골절을 당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시련도 앞길을 막지 못했다. 비시즌 구슬땀을 흘리며 도약을 준비했다. 고교 시절과 비교도 안 될 만큼 확 바뀌었다. 멘탈 역시 한층 강해졌다.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야구계를 긴장케 만들었다.

 

 모두가 주목한다. 극찬도 쏟아진다. 박재홍 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처음부터 타고난 멘탈을 가진 이들이 있다면, 김도영은 시즌을 치르면서 점점 더 강해지는 케이스”라며 “기본적으로 목표의식이 뚜렷한 데다 집중력이 높다 보니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제2의 누구’라는 수식어로 무대에 등장해도 바람 같이 사라지는 선수들이 많다. 김도영은 다르다. 누군가의 두 번째가 아닌 ‘제1의 김도영’의 길을 스스로 개척한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시행착오는 두 시즌이면 충분했다. 3년차가 되자 높게 날아올랐다. 시즌 초반부터 각종 굵직한 기록들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4월25일 경기서 KBO리그 최초 월간 10-10를 신고했다. 돌풍을 이어갔다. 전반기에만 무려 20-20을 달성했다. 역대 5번째로, 국내선수로는 2000년 박재홍(당시 현대) 이후 24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었다. 지치지 않고 계속 달렸다. 7월23일에는 역대 최소 타석(4타석)으로 내추럴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을 작성했다. 이 또한 리그 최초였다.

 

 지난 8월이었다. 김도영의 30-30이 걸린 13~15일 고천 키움-KIA전에 구름 관중이 몰렸다. 2016년 고척스카이돔 개장 이후 최초의 주중 시리즈 전 경기 매진이었다. 김도영은 기대에 부흥했다. 전날까지 29홈런-33도루를 기록 중이던 그는 이날 시즌 30번째 아치를 그렸다. 시즌 34호 도루도 신고했다. KBO 역대 9번째이자 최연소(20세 10개월 13일), 최소 경기(111경기)로 일궈낸 30-30이었다. 종전 박재홍이 갖고 있던 최연소 기록을 2년 이상 앞당겼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슈퍼스타의 행진에 정지 버튼은 없다. 지난 8일 프로야구 역사상 세 번째로 30-30-100-100 클럽에 가입했다. 2000년 박재홍과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의 뒤를 이었다. 만 20세 11개월 18일의 나이로 최연소 달성자가 됐다. 테임즈를 정조준한다. 테임즈는 KBO 사상 첫 40-40 금자탑을 쌓았다. 역대 두 번째 40-40에 김도영이 도전한다. 지금까지 35홈런 38도루를 기록했다. 5홈런- 2도루를 추가하면 된다. KIA는 12경기를 남겨놨다. 쉽지 않지만, 몰아치기에 능한 만큼 한 번 감을 잡는다면 대기록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40-40을 달성한 뒤 베이스를 뽑아들었던 테임즈처럼 김도영도 베이스를 번쩍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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