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의 벽은 높았다.
주세혁 감독의 지휘 아래 장우진(세아 후원), 임종훈(한국거래소), 조대성(삼성생명)으로 꾸려진 한국 남자 탁구 대표팀은 7일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단체전 8강전에서 중국에 매치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마룽-왕추친-판전둥이 나선 중국 대표팀은 단연 세계 최강으로 불린다. 왕추친과 판전둥은 남자 단식 세계랭킹 1, 2위를 나란히 달리는 강자들이다. 6위인 마룽은 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만 5개에 달하는 탁구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중국 남자 탁구는 단체전이 도입된 2008 베이징부터 2020 도쿄까지 4번 모두 챔피언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한국이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게 사실이었다. 단식 랭킹 13위인 장우진의 순위가 가장 높다. 조대성은 21위, 임종훈은 29위에 그친다. 쉽지 않은 승부지만, 한국 선수단은 2012 런던(은메달) 이후 12년 만의 단체전 메달 위한 대이변을 꿈꿨다.
쉽지 않았다. 1게임 복식부터 기선제압을 당했다. 장우진-조대성이 마룽-왕추친에 맞섰으나 게임스코어 0-3으로 무릎 꿇고 말았다.
2게임 단식에서는 임종훈이 판전둥과 마주했다. 앞선 개인전 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판전둥을 상대로 2게임을 가져오며 1-1 타이를 맞추는 등 분전했지만, 끝내 1-3으로 패했다.
3게임 단식에서도 반격은 없었다. 한국의 ‘에이스’ 장우진이 나서 왕추친에 맞서 임종훈과 마찬가지로 2게임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역시나 1-3으로 고개를 떨구면서 최종 탈락을 맛봤다.
이로써 남자 탁구 대표팀은 2024 파리올림픽의 모든 일정을 마쳤다. 임종훈만이 신유빈과 함께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신고하며 2028 로스앤젤레스 대회를 기약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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