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예술 도시 '잘츠부르크'
축제 기간 도심 전역서 공연
헬브룬 궁전·맥주 박물관 등
알프스 최고봉 '그로스글로크너'
고산도로 드라이브 코스 운영
전망대 경관 일품…투어도 다양
무더운 여름, 오스트리아 중부로 휴가를 떠나보면 어떨까. 아름다운 자연에 독특한 문화적 볼거리가 더해져 낭만 가득한 여름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오스트리아 관광청이 평생 잊지 못할 여름날을 만들어 줄 색다른 공간과 경험을 소개한다.
◆아름다운 선율로 더위를 식혀줄 낭만 가득 ‘잘츠부르크’
잘츠부르크는 오스트리아 대표 음악과 예술의 도시다. 알프스엔 메아리가 울려 퍼지고 바로크 시대 건축물이 늘어선 거리 곳곳엔 낭만과 선율이 가득하다. 이렇다보니 도심 전역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잘츠부르크만의 감성과 예술적 면모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세계의 무대’를 표방하며 온 도시가 축제 공간으로 변모하는 계절인 여름이 제격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오는 8월 31일까지 열린다. 축제 기간 내내 음악뿐만 아니라 오페라, 연극 등 다양한 형태의 예술 공연이 도시 전체를 무대 삼아 막을 올린다.
특히 대성당 광장에서 열리는 공연도 놓치지 말자.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카피텔플라츠 광장에서 열리는 퍼블릭 뷰잉 이벤트 ‘지멘스 축제의 밤’이 명물이다. 과거와 현재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 공연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한다.
잘츠부르크의 푸르른 여름을 한눈에 담아내고 싶다면 ‘잘츠부르크의 지붕’으로 불리는 호엔잘츠부르크 성을 방문해보자. 중부 유럽에서 가장 잘 보존된 중세 시대의 성채 건축물은 견고한 만듦새가 인상적이다. 호화롭게 장식된 내부 인테리어는 ‘북쪽의 로마’로 불리며 융성했던 잘츠부르크의 과거를 생생히 떠오르게 한다.
성채 맨 꼭대기에 있는 탑에 오르면 알프스의 환상적인 산줄기가 눈앞에 펼쳐지고,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잘츠부르크 전경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다. 더불어, 매일 밤 성곽 안에서는 아름다운 전망과 함께 많은 사랑을 받은 모차르트의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연주회가 열려 낭만을 더한다.
잘츠부르크의 여름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도시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수많은 분수 때문이다. 도시 내에는 운터스베르크 산에서 내려온 신선한 샘물을 뿜어내는 50개의 분수가 있는데, 그중 27개가 식수를 제공한다. 개인 물병을 가지고 다닌다면 여행 중 언제나 신선한 물을 마실 수 있다.
구시가지 중심인 카예타너플라츠 광장에는 120개의 노즐을 가진 대형 분수가 있다. 최대 2.5m의 물줄기를 수직으로 쏘아 올려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멋진 광경을 만들어낸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사랑의 노래가 울려 퍼지던 유리 정자가 있는 여름 별장 헬브룬 궁전 안도 익살스러운 물줄기로 가득하다. 장난기 많은 대주교가 정원 곳곳에 분수를 만들어 놓고, 초대한 손님들에게 갑자기 물벼락을 맞게 하는 장난을 즐겼던 것에서 유래된 트릭 분수는 더운 여름 깜짝 물놀이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영화 속에서 도레미송 장면에 나온 페가수스 조각상 분수로 유명한 미라벨 정원(Mirabellgarten)에서는 수요일 오후 8시마다 반짝이는 조명과 함께하는 분수 콘서트가 열린다.
맥주 개인 소비량이 세계 2위인 맥주 천국 오스트리아. 600년 이상의 오랜 맥주 역사를 가진 잘츠부르크의 여름 또한 맥주를 빼고 논할 수 없다. 가장 유명한 ‘슈티글브라우’는 1492년 세워진 오스트리아 최대 민영 맥주 양조장이다. 모차르트도 이곳의 맥주를 즐겨 마셨다고 한다.
과거 맥아 생산 건물을 활용한 맥주 박물관 슈티글 브라이벨트에서는 운터스베르크산 용수로 만든 신선한 맥주를 시음할 수 있다. 수도원 승려들이 만든 아우구스티너 브로이 뮐른은 17세기 초반부터 전해져 내려온 전통적인 제조법과 엄격한 기준을 따라 순도 100%의 맥주를 만들어낸다. 이는 오스트리아 최대 규모의 비어홀을 보유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최고봉에서 누리는 알프스의 대자연, ‘그로스글로크너’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그로스글로크너는 해발 3798m 높이의 오스트리아 최고봉이다.
그로스글로크너를 여름에 방문하면 5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약 6개월 동안만 달릴 수 있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그로스글로크너 알프스 고산 도로’를 경험할 수 있다. 이 길은 2000여년 전부터 고대 켈트인과 로마인의 교역로였다. 1935년 8월 관광 목적으로 도로를 개통하며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는 연간 약 90만 명의 방문객들이 찾아와 드라이빙을 즐긴다.
차나 바이크를 대여해 직접 드라이브 코스를 경험해도 좋지만, 운전이 어렵다면 글로크너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전망대까지 편하게 이동하며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전문 가이드의 안내를 들을 수 있는 일일투어가 마련됐다. 버스는 오는 9월 29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운행하며, 7~8월에는 금요일에도 추가로 운행한다.
그로스글로크너 여행의 정점은 고도 2,369m 위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고산 전망과 빙하 카이저 프란츠 요제프 회에 전망대다. 1856년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와 황후 엘리자벳의 방문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7월부터 9월까지는 매일 오전 가이드 투어와 다양한 하이킹 투어가 진행된다. 국립공원 썸머카드가 있으면 투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그로스글로크너를 중심으로 한 일대는 오스트리아 최대 국립공원인 호에 타우에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이곳은 광대한 설원이 만년설과 함께 장관을 이루며 무더운 여름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짜릿한 풍광을 자랑한다. 희귀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는 보호구역으로, 운이 좋으면 귀여운 마멋과 산악 지방에서만 사는 염소인 아이벡스를 관찰할 수 있다. 늦은 여름 방문하면 3만 송이가 넘는 난초 꽃으로 가득한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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