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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한 만남] 최재우 F&F엔터 대표, 남들이 안 가는 새로운 길 열다

입력 : 2024-07-23 08:58:00 수정 : 2024-07-23 09: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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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세대 걸그룹 유니스는 지난 1월 막 내린 SBS와 F&F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한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 ‘유니버스 티켓’을 통해 결성된 그룹이다.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F&F엔터테인먼트는 MLB, 디스커버리, 수프라, 세르지오 타키니, 바닐라코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브랜드를 품고 있는 패션 기업 F&F가 2022년 11월 설립한 회사다. 유니스는 F&F엔터테인먼트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함과 동시에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에 뛰어들어 만든 첫 번째 걸 그룹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유니스를 탄생시킨 유니버스 티켓이 시청률 면에서 ‘부진하다’라고 지적했고,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와 제작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생 기획사가 선보이는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유니스의 성공 여부에도 의문을 표했다. 하지만 음반 기획부터 제작, 마케팅, 투자 유통, 작사 등 가요 업계 전반을 아우르며 활동해 온 F&F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최재우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고 K팝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K-패션‘ F&F와의 만남…방향성 일치

 

  설립 당시 F&F엔터테인먼트를 향한 불안한 시선은 적지 않았다.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 기업이 엔터테인먼트로 사업을 확장해 아이돌을 론칭한다는 점이 의아했기 때문이다. 신생 기획사가 연습생 수급부터 아이돌 그룹 론칭까지 빨라야 2, 3년이 걸리고, 또 그 기간에 많은 비용도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F&F엔터는 이러한 전형적인 방법에서 한참 벗어났다.

 

  최 대표는 “모기업이 콘텐츠 사업에 있어서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엔터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던 상황이었다”며 “새로운 엔터사들 설립한다든지 아니면 기존의 어떤 엔터사를 인수를 한다든지 어떤 그룹에 대해서 프로젝트를 투자한다든지, 여러 가지 방안으로 본사에서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때 유니버스 티켓이라는 글로벌 오디션을 기획을 하고 있었다. 마침 F&F와 연결이 되면서 진행을 하게 됐다”며 “2, 3년 걸릴 일을 1년으로 단축할 수 있었고,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사전 마케팅 단계까지 해결했다. 짧은 시간에 이름을 알려 연습생이나 연기자, 해외 파트너사들까지도 F&F엔터를 인지하게 되는 기회가 됐다. 이미 준비된 상황이었고, 그게 모기업과 방향성이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크리에이티브와 비즈니스의 교집합

 

 최 대표는 ‘별에서 온 그대’, ‘시크릿 가든’, ‘김비서가 왜 그럴까’, ‘사내맞선’ 등 50여편의 드라마 OST 제작을 담당하며 다수의 히트 음원을 탄생시켰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선 제작투자팀 프로젝트 리더, 플렉스엠 부사장 등을 지냈다.

 

 그는 자신을 “크리에이티브와 비즈니스적인 두 가지를 놓고 보면은 딱 교집합에 있는 사람”이라고 칭하면서 “이런 게 쉽지는 않다. 크리에이티브 능력이 뛰어나고 비즈니스 능력이 좋은 게 아니고 두 개를 같이 하기 때문에 생긴 시너지라고 본다. 기획·제작·유통 등 다 경험 했다 보니 지금 트렌드에서는 이런 가사가 나와야 하고, 이런 음악이 나와야 하고 이런 걸 더 잘 안다. 마케팅 소스를 음악으로 녹이는 게 더 쉬웠고, 그런 경험을 더 쏟아부으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택한 이유도 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제작 경험도 없는 신생 기획사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한다고?”라며 공격을 하기도 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캐스팅과 육성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오디션 프로그램을 택한 걸 수도 있다”며 “공중파 오디션 프로그램을 신생 회사가 제작했던 적은 없었다. 저희는 남들이 안 했던 걸 하려고 한다. 회사 목표 중 하나도 ‘우리가 제일 잘하는, 우리만 할 수 있는 걸 하자’라는 게 있다”고 강조했다. 

 

 

 ◆유니스의 성공…글로벌 영역 확장

 

 유니스는 데뷔와 동시에 국내를 넘어 필리핀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유니스만의 차별점은 그룹 내 필리핀 멤버가 2명이나 존재한다는 것이다. 유니스는 한국인 4명, 일본인 2명, 필리핀 2명으로 구성된 다국적 그룹. 이 중 필리핀 출신의 젤리당카와 엘리시아는 이미 현지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갖춘 멤버들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 5월 필리핀 투어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필리핀 입국부터 투어가 종료되기까지 가는 곳마다 대규모 인파를 운집시키며 현지에서의 인기를 입증했다. 

 

 최 대표는 당시 현장 영상을 보여주면서 “수치로만 ‘어느 지역에 팬이 많고. 어느 지역에서 몇 명이 늘어나고 있고, 음악을 많이 듣고 있다’ 이런 건 알고 있었다. 직접 가서 확인해보니 팬들이 꽤 있더라. 행사 30분 전에도 환호성이 너무 커서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며 “그 정도 일 줄은 몰랐는데, 정말 놀랐다”고 뿌듯해했다.

 

 특히 동남아시아는 K팝 주요 소비 국가로 꼽힌다. 그러나 인기 창출을 넘어 수익화 단계로 나아가기엔 어렵다는 평이 아직도 많다. 하지만 유니스는 필리핀 첫 방문에도 음원과 음반 소비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동남아시아는 많은 인구와 성장에 비해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K팝 시장에 큰 먹거리가 된다는 점을 유니스가 방증한 셈”이라며 “더욱 기대할 점은 글로벌 확산세다. 필리핀은 K팝에 대해 긍정적인 영어권 국가. 또, 현지 팬들은 음원 스트리밍, 음반 및 굿즈 구매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형태로 음악을 소비하고 있다. 그런 만큼 필리핀에서의 인기가 유니스라는 브랜드와 음악을 더 널리 알리는데 순기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니스의 음악이 필리핀을 중심으로 호주, 영국, 미국 등의 국가까지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올 연말에는 보이그룹을 뽑는 ‘유니버스 티켓’ 시즌 2 ‘유니버스 리그’를 준비하고 있다. 최 대표는 “지원자가 많다”며 “걸그룹 버전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시청자는 대부분 ‘내가 좋아하는 특정 멤버 한 명을 응원한다’는 것이다. 즉 기준이 다르다. 그래서 이번엔 ‘조합’을 중요시한다. 팀 대결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귀띔하기도.

 

 

  ◆경쟁력은 곧 기획력

 

  “회사는 신생이지만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신입사원들은 아니거든요. 뒤에서 일하는 스태프들은 숨어서 일하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대중은 모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거예요. 저의 능력을 검증하는 기간도 필요했을 것이고, 의심과 우려 혹은 기대 반 걱정 반 같은 느낌도 있었겠죠(웃음).”

 

  최 대표는 콘텐츠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보통 대형 기획사는 수년간 쌓아온 아티스트 제작 노하우와 자본력, 패밀리 팬덤이 존재해 산업이 돌아가는 구조지만, 그 외의 회사나 저희는 그렇지 않다”며 “그래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성과도 얻었고, 글로벌 영향력을 많이 끼쳤다고 생각한다. 물론 프로그램 자체는 시청률 1%로 부진했지만, 결론은 데뷔조가 어떻게 이어지느냐에 달라진다. 유니스는 같은 기간에 나왔던 다른 신인 아티스트보다 챌린지 같은 것도 제일 많이 했고 유튜브 콘텐츠나 이런 출연도 아마 제일 많이 했다. 저희는 콘텐츠 분석을 많이 하고 있고, 똑같은 챌린지를 하더라도 변형시키거나 여러 가지 전략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아이돌 음악 시장에서는 ‘음악을 누구한테 한 번 더 들려주냐’, ‘얼굴을 한 번 더 보여주느냐’ 이 두 가지에 ‘어떤 비주얼을 보여주느냐’도 포함한다. 유니스도 그렇고. 아이돌은 크게 보면 인플루언서, 말 그대로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국내 가요계는 노래를 먼저 띄워서 아티스트 브랜딩하는 방식으로 바뀌다 보니, 노래와 아티스트를 매칭하는 한 가지 더 미션이 또 생겨버렸다. 결국은 대중,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아티스트와 음악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목표로는 “유니스든, 향후에 나올 보이그룹이든 꼭 신인상을 받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 또 SNS를 철저하게 분석해, 팬들의 니즈대로 만드는 것도 또 하나의 경쟁력이다. 이런 게 바로 F&F엔터의 전략”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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