샅바를 움켜쥔 장사들이 베트남에 떴다.
대한씨름협회와 이대진 울주군청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 씨름 시범단은 지난 12일부터 오는 18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펼쳐지는 ‘한국-베트남 무술과 문화의 만남’ 행사에 참석해 ‘씨름의 세계화’를 위한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세계무술연맹이 주최하는 이 행사는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관광·무예 교류와 양국 우호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 전통 무술인 택견 및 씨름 파견단 그리고 문화 공연팀은 이번 한국-베트남 교류 주간 동안 호치민 일대의 대학교 및 오페라하우스를 순회하며 현지 시민들과 특별한 소통의 장을 펼친다.
12일 공식 기자 간담회와 각종 업무협약식을 가진 씨름 시범단은 지난 13일부터 본격적인 ‘씨름 알리기’에 나섰다. 첫 방문지는 호치민 경제금융대학(UEF)이었다. 베트남 현지 대학생들이 운집한 야외 특설 무대에서 한국의 택견과 베트남 전통 무술 보비남 시범단의 시연이 마무리된 후, 무대에 올랐다.
선수단은 이종민 심판위원의 지시에 맞춰 손기술, 허리기술, 발기술 등을 차례로 보여주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어 선수간 일대일 특별 대련을 통해 생동감 있는 힘과 재치 있는 기술이 한 데 섞이는 멋진 경기를 선사했다. 12명의 선수단이 2명씩 나뉘어 6번의 대결을 보여주며 씨름이 가진 다채로운 매력을 전달했다.
여자 일반부 대표로 참가한 거제시청 최다혜는 “베트남 문화 자체가 원래 이런 공연을 많이 즐기는 건지, 학생들은 물론이고 지나가는 시민들도 정말 크게 호응해주셨다. 덕분에 우리 선수들도 재밌게 시범을 보일 수 있었다”고 밝게 웃었다. 그와 함께한 구례군청의 선채림도 “우리나라에서 초등학생들 상대로 시범경기를 한 적은 있지만 외국에 나와서 이런 자리를 가진 건 처음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떨리고 긴장됐다. 하지만 많이들 즐겨주셔서 다행히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14일에는 호치민 스포츠대학교에 방문해 시를 대표하는 체육 선수들과의 만남도 가졌다. 시범단은 실내 체육관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기술 시연, 시범 경기에 더해 현지 학생들에게 씨름을 체험 시켜주는 특별한 시간도 가졌다. 대학 유도팀과 5대5 특별 씨름 경기를 펼치며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적극적으로 행사에 임한 것은 물론, 승부욕을 불태우며 한국 씨름 선수들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재밌는 장면도 연출했다. 행사 마무리 후에는 선수들에게 개인 사진 촬영까지 요청하는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남자 일반부 대표로 파견된 증평군청 손희찬은 “생각보다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환영 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해외에 이런 행사는 처음 참석한다. 씨름을 알리기 위해 왔다는 사실에 정말 뿌듯하기도 하고, 일종의 사명감도 든다”는 소감을 전했다.
대학부 대표 용인대 이준형도 “큰 호응에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다른 종목의 선수들과 샅바를 잡고 움직인다는 것 자체만으로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웃었다. 이어 “현지 문화를 몸소 느끼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씨름을 모르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정말 뜻깊은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치민=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