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섹수술을 비롯한 시력교정술을 받기 위해 안과를 찾은 환자들은 예외 없이 ‘렌즈 착용 여부’를 궁금해한다. 이들은 콘택트렌즈를 즐겨 착용한다고 답할 경우, 검사 전 렌즈를 일정 기간 동안 착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안내를 듣게 된다. 렌즈 착용자들이 즉시 검사를 받지 못하고 렌즈 중지 기간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송명철 강남밝은명안과 원장에 따르면 사람의 각막은 매우 유연한 조직이다. 그는 “평소 눈을 자주 비비거나 콘택트렌즈를 즐겨 착용하는 등의 습관이 있다면 그로 인해 각막이 눌려 형태가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상태에서 검사를 진행하면 각막의 지형도나 두께, 근시와 난시의 정도 등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것. 게다가 수술을 진행하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눌려 있던 각막의 형태가 원래대로 돌아오면 검사로 측정한 각막의 정보가 실제 각막 상태와 일치하지 않는 상태가 되고 만다.
송 원장은 “이처럼 부정확한 검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술을 진행하면 필요한 각막 절삭량에 비해 각막이 충분히 절삭되지 않아 저교정의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며 “반대로 지나치게 많은 양의 각막을 절삭하면 잔여각막량이 부족해지는 과교정이 되어 원추각막증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원추각막증이란 각막의 일부가 약해져 마치 원뿔 모양처럼 불룩 튀어나오는 각막 변형 증상으로, 영구적인 시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는 질환이다.
타고난 각막의 형태에 따라 원추각막증이 잠재되어 있는 사람도 있으므로 라섹과 같은 수술을 진행하기 전에는 반드시 검사를 통해 이러한 가능성을 찾아내야 한다. 그런데 렌즈로 인해 각막이 눌린 상태에서 검사를 진행하면 잠재되어 있는 원추각막증의 발생 가능성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해 수술을 받아서는 안 되는 사람이 수술을 받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따라서 간혹 렌즈를 착용해 온 사람이라면 검사 전에 최소 2~3주가량 렌즈 착용을 중단해야 하고 항상 렌즈를 즐겨 착용해 왔다면 그보다 더 오랜 시간 동안 렌즈 착용을 중단하여 각막이 정상적인 형태로 돌아오기를 기다려 검사를 받아야 한다. 통상 소프트렌즈라면 2주 이상, 하드렌즈라면 3주 이상의 렌즈 중지 기간을 권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수개월에서 1년 내외의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송명철 원장은 “라섹 수술은 한 번으로 평생의 시력이 결정되기 때문에 라섹 전 검사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며 “빨리 시력 교정을 하고 싶다는 욕심을 못 이겨 렌즈 중지 기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검사를 진행하면 결코 만족스러운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없으므로 검사 결과가 안정될 때까지 인내심 있게 검사를 반복하여 잠재된 부작용 가능성까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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