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으로 몰린 한국 배구의 국제적 위상 강화를 위한 공청회가 개최됐다.
대한배구협회는 1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배구국가대표팀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청회’를 열고 한국배구연맹(KOVO), 각 시도 배구협회 관계자, 학교 운동부 지도자, 배구팬 등 각계 배구인들과 다방면의 의견을 공유했다.
공청회에는 신승준 KBSN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다. 뉴스1 이재상 기자, 한국배구연맹 강주희 심판위원장, 김민철 조선대학교 교수, 임근혁 아이엠스포츠컨설팅 대표 등이 패널로 나와 주제 발표 시간을 가졌다.
언론인 패널로 참석한 뉴스1 이재상 기자는 타 종목 협회 대표팀 운영 방안과 더불어 배구협회의 대표팀 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배구협회 운영 방향에 대해선 ‘명확한 비전, 방향성, 연속성 등이 떨어진다’는 문제제기를 하며 해외팀과의 평가전 필요성을 언급했다.
임근혁 아이엠스포츠컨설팅 대표는 “중장기 계획에 따른 연속적인 지도를 비롯해 오픈마인드와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며 “스포츠는 단순히 경기만 하고 승리를 해서 지속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떻게 하면 배구 산업의 파이를 더 키울 수 있을지 다 함께 힘을 모아서 고민해보면 좋겠다”고 배구 산업의 지속성을 이야기했다.
이어 강주휘 KOVO 심판위원장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배구가 요즘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강 위원장은 “현대 배구는 분석, 데이터의 배구를 하고 있다. 해외 경기를 다녀보면 벤치에 전력분석 코치가 감독들에게 전략을 알려주는 것이 대세다. 감독에 대한 지원 체계, 팀을 성공시키도록 지원할 것인지 집중해야한다. 특별 분석팀이나 국제 심판, 여러가지 역할에 대해 생각해볼 시점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철 조선대학교 교수는 지도자들의 저변 확대와 업무환경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유소년 선수들을 육성시켜야 한다. 하지만 지금 배구를 하려는 학생수가 급감했다. 여기에 지도자들이 저임금을 받고 무기계약직이라 기타 잡무까지 보고있다. 클럽은 많지만 엘리트까지의 육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냈다.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는 고등학교 배구부 감독도 의견을 냈다. 지도자양성 수립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꿈나무에 대한 대책 수립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타 시도협회 대표 인사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방청객으로 참가한 한 시도협회 대표는 “공청회가 일회성으로 끝나선 안된다”며 “국가대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청회도 좋지만 배구협회의 혁신이 어떻게 이뤄지고 추진되는지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배구협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국내 배구도 발전할 수 있다”면서 “제도적인 문제부터 개선돼야 큰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현재 학생들은 연습시간이 매우 부족하다.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 남녀배구 대표팀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부진한 성적을 냈다. 남자 대표팀은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5-6위 결정전까지 밀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개막식을 열기도 전에 사전경기에서 탈락했다.
여자 대표팀도 지난 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2전패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1승4패, 2023 VNL 12전패, 8월 아시아선수권대회 6위, 2024 파리 올림픽 예선 7연패에 더불어 아시안게임도 5위에 그쳤다. 이는 2006 도하 대회 이후 최하위 성적이다.
이에 배구협회는 이달 중 대표팀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대표팀 지원 및 기술 향상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대표팀 감독 선임, 선수 구성 방안도 검토해 내년 2~4월에는 대표팀 감독을 선임해 대표팀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주형연 기자 jh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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