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
배드민턴 여자복식 세계랭킹 2위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백하나(23·MG새마을금고) 조는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빈장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천칭천-자이판(1위) 조에 0-2(18-21 17-21)로 패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1세트 시작이 좋았다. 홈팬들의 우레와 같은 응원을 업은 상대에게 주눅들지 않고 난공불락의 수비를 펼쳤다. 4-4에서 상대 범실을 엮어 내리 6득점으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11-6으로 기분 좋게 브레이크에 들어갔다.
이후가 문제였다. 중국이 6점을 올리는 동안 1점을 얻는 데 그치며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시 팽팽해진 경기에서 중국이 웃었다. 18-18에서 연속 3점을 가져가면서 세트를 선취했다.
2세트에도 흐름을 뒤집지 못했다. 세트 초반 7-1로 크게 앞서며 좋게 출발했지만 10점 고지를 밟은 후 연속 실점이 쏟아졌다. 결국 11-8로 차이가 좁혀진 채 브레이크를 맞았다. 이후 다시 시소싸움이 펼쳐졌다. 하지만 뒷심이 부족했고 파워를 내세운 중국에 최종 패배로 무릎 꿇고 말았다.
21년 만에 여자복식 결승에 닿았던 이소희-백하나다. 다만 아쉽게도 금메달에 닿지 못했다. 2002 부산 대회 라경민-이경원 조가 만든 금메달이 계속 마지막 기록으로 남게 됐다.
이미 값진 은메달이다. 한국 배드민턴은 직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1978 방콕 대회 이후 40년 만의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로 부활 신호탄을 쐈다. 여자 복식도 세계 최강에 버금가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은메달이라는 멋진 성과를 빚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한국 배드민턴이다.
항저우=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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