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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어딜가나 ‘수국수국’ 대충 찍어도 화보가 따로없네

입력 : 2023-07-16 18:29:04 수정 : 2023-07-16 18: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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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종달 해안도로·한림공원 등
‘형형색색’ 수국 명소로 인기몰이
태안 천리포수목원 100여종 만발
도초도 수국공원·부산 태종사 등
인생샷 맛집으로 발길 사로잡아

‘물(水)의 꽃’이라 불리는 수국은 7월 중순이 절정이다. 수국은 한자로 ‘물 수(水)’에 ‘국화 국(菊)’ 자를 쓴다. 이름에 걸맞게 물을 좋아하고 국화처럼 넉넉한 꽃을 피운다.

수국은 해바라기 만큼이나 꽃이 크다. 특유의 화려함으로 인스타그램 시대에 ‘인생샷’ 배경으로 가장 사랑을 받는 꽃이 됐다. 보슬 보슬 안개비가 내리는 몽환적인 날씨에 꽃밭을 찾아가는 것이 여름 꽃 나들이 성공 비법이다. 맑은 날이라면 이른 새벽이나 해질 무렵을 노리자.

 

2000년대 초반까지는 중부지방에서 노지 정원에서 자라는 수국을 보기 어려웠다. 그러다 품종이 개량되고 온난화로 평균 기온이 높아져 최근에는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게 됐다. 2019년 한국 갤럽의 ‘한국인이 좋아하는 꽃’ 조사 결과를 보면 수국은 백합-라일락에 이어 13위를 차지했다. 장미나 벚꽃에 대한 편애에 비할 수 없지만 철쭉이나 해바라기, 목련보다는 높은 순위다.

제주 카멜리아힐

수국(水菊)은 수국과의 갈잎떨기나무로 초 여름에서 무더운 여름 중순까지 꽃을 오래 볼 수 있다. 본래는 중국 원산이지만, 현재 중국에서는 자생 군락지를 보기 어렵다. 수국이란 중국명의 수구(繡球) 또는 수국(水菊)에서 유래된 이름이라 본다. 옛 문헌에는 자양화(紫陽花)라는 이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속명의 Hydrangea는 ‘물’을 뜻하는 ‘hydro'와 ‘그릇’을 뜻하는 ‘angeion'의 합성어로 물을 많이 흡수하고 증산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물가나 산지에서 많이 자란다.

보통 수국 꽃이라고 알고 있는 커다란 꽃잎은 실제 꽃이 아닌 꽃받침이고 헛꽃라고 부른다. 헛꽃 중심에 있는 소박한 진짜 꽃을 대신해 커다랗고 화려한 꽃받침이 곤충을 유인한다.

흔히 알려진 수국의 꽃말은 조금 무섭다. 냉정, 냉담과 무정, 변덕, 변심이다. 부정적인 꽃말만 있으면 수국으로 집안을 장식하거나 선물을 하는 이들은 없겠지만, 원예 업계에서는 진실한 사랑이나 처녀의 꿈, 진심 같은 긍정적인 꽃말을 만들고 보급했다.

변화 무쌍한 수국의 컬러는 토양의 pH와 관련이 깊다. 정상토양에선 핑크색, 산성토에선 푸른색을 띄는 것이 보통이다. 향수엔 수국향을 표방한 상품들이 있지만 흔히 보는 수국은 무성화이기에 향기가 없다.

다 자란 수국의 높이는 대략 1m 정도인데, 제주도나 거제도 등지에서는 사람 키보다 큰 수국도 흔하다. 수국과 비슷한 식물 중 대표적인 것은 꽃모양이 유사한 불두화란 식물이다. 다른 식물이지만 백수국과 불두화의 꽃이 매우 흡사하다. 잎의 모양을 살펴보면 수국은 끝이 갈라지지 않은 깻잎 모양이고 불두화는 중도에 3갈래로 갈라져서 구분이 가능하다.

수국 뿌리는 약으로 쓴다. 뿌리에 함유된 할로푸지논은 여러가지 자가면역 질환의 진행을 억제하는 성분이라고 한다. 수국과 식물중 산수국 혹은 수국차(식물 이름 자체가 수국차)라 부르는 특정 수국의 잎은 말려서 차로 만들어 마실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수국의 경우 독성이 있어서 함부로 식용하거나 차로 만들어 마시면 큰일난다. 이 ‘수국차' 라는 식물로 만든 차를 감로차(甘露茶), 혹은 이슬차라고 한다. 단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제주 성산일출봉과 수국밭

◆수국의 섬, 제주

제주 사람들은 수국을 ‘도체비 고장’(도깨비 꽃)이라고 불렀다. 땅의 성질에 따라 꽃의 색도 변하는 특성 때문이다.

제주시 구좌읍 종달 해안도로는 ‘수국 로드’로 불린다. 부케와 같은 수국 꽃길을 걷다보면 연한 쪽빛 바다와 성산일출봉, 우도, 하도 토끼섬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제주 서남쪽에도 수국 명소는 즐비하다. 안덕면사무소∼안덕생활체육관∼화순곶자왈까지 도로변에 아름답게 핀 수국이 지천이다.

카멜리아힐, 마노르블랑, 휴애리, 상효원, 파더스가든, 한림공원 등 테마정원에 찾아가도 잘 가꾼 수국을 만날 수 있다.

태안 천리포수목원

◆태안 천리포수목원

천리포수목원은 1979년에 설립된 국내 최다 식물종 보유 수목원이다. 이른 봄에 피는 목련이 가장 유명하지만 수국 컬렉션도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천리포수목원에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수국뿐만 아니라 산수국, 나무수국, 미국수국 등 약 100여 종류의 다양한 수국을 볼 수 있다.

신안 도초도 수국공원

◆신안 도초도

신안군 도초도는 전국에서 수국이 가장 많이 심어진 ‘수국의 섬’이다.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지방자치단체 관내 단위 면적당 최다 수국 보유’를 공식 인증받았다.

도초항에서 걸어서 10분이면 약 4km의 팽나무10리길 입구가 나온다. 월포천을 따라 나란하게 놓인 폭 3m의 산책로에 70∼100년 수령 팽나무가 760그루가 도열해 있다. 팽나무 아래는 화려한 수국 군락이 지천이다. 나무마다 출신지가 적힌 팻말이 달려있다. 이 나무들은 고흥, 해남, 장흥 등 전남 해안지방에서 옮겨왔고 멀리 충청도와 경상도에서도 왔다. 애물단지로 취급받던 팽나무들이 신안군의 노력으로 한곳에 모여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 냈다.

팽나무 길의 끝에 수국공원이 있다. 수국공원은 원래 도초 서초등학교가 있던 곳이다. 공원 꼭대기에 오르면 탁 트인 평탄한 잔디광장 너머 다도해 푸른 바다가 꿈결처럼 펼쳐진다.

해남 포레스트 수목원

◆해남 포레스트 수목원

해남군 현산면에 있는 4est(포레스트) 수목원은 수국 정원으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한다. 2600여㎡ 정원에 250여종 9000그루 수국이 군락을 이뤄 장관이다.

이 수목원은 식물학을 전공한 김건영씨 부부가 7년 여에 걸쳐 조성했다. 19만8000㎡ 숲을 따라 1400여종의 다양한 식물이 심어져 있다. 인문학과 수목원의 만남을 주제로 동서양의 이상향이 담긴 정원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4est수목원은 숲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forest’에 별(Star), 기암괴석(Stone), 이야기(Story), 배울 거리(Study)라는 ‘4개의 St’를 즐길 수 있는 수목원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부산 태종사

◆부산 태종사

부산 영도에 있는 절 태종사는 해마다 초여름이면 절 안팎이 수국으로 물든다. 2006년부터는 수국이 만발할 무렵 축제가 열려 전국구 꽃명소로 거듭났다. 태종사의 수국은 이 절의 조실로 있는 도성 스님이 수십 년간 가꾼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태종사에는 30여 종, 5000그루의 수국을 만날 수 있다. 다누비 열차를 타고 태종사 입구에 내리면 어렵지 않게 수국 구경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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