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잘하면 됩니다.”
프로야구 키움 내야수 김휘집(20)은 플레이오프 기간 입술이 부르텄다. 수비를 위해 오랜 시간 그라운드에 서 있어 찬바람에 입술이 건조해졌고, 침을 바르면서 버텨 상처가 생겼다. 당장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신경은 쓰인다. 김휘집은 “립밤을 발라야 하는데 막상 매번 바르려면 또 귀찮아서 안 바르게 됐다. 시리즈가 끝나면 알아서 아물지 않겠나”라며 “준플레이오프 첫날에만 조금 힘들었고 괜찮았는데 나도 모르게 피로도가 쌓인 모양“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에는 피로를 곱절로 쌓는 일까지 있었다.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실수를 저질렀다. 높이 뜬 타구가 중견수와 유격수 사이로 향할 때였다. 외야까지 먼 거리를 달린 김휘집이 ‘콜’을 외쳤다. 달려오던 중견수 이정후가 멈춰 섰다. 김휘집이 타구를 놓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정후의 홈 송구마저 빗나갔다. LG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았다. 키움은 순식간에 분위기를 완전히 내줬다. 김휘집은 “(이)정후형 말처럼 내가 조금 더 과감하게 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자책할 만한 큰 실수였다. 김휘집은 “계속 생각나지는 않았다. 그날 밤 잠도 잘 잤다”고 말했다. 사실 단기전에서 흐름을 내줄 정도의 큰 실수는 밤잠을 설칠 만한 일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성장통”이라고 감쌀 정도였다. 하지만 김휘집은 담대하게 그 순간을 넘겼다. 김휘집은 “내일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처음이라 아쉽기는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지 않나, 경기를 계속 나가면서 생각이 조금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꿀잠’에 빠지기 전까지 복기에 시간을 쏟았다. 숙소에서 곧장 하이라이트 영상을 돌아봤다. 공을 놓친 그 순간을 돌려보며 문제점을 파악했다. 그리고 판단이 잘못되지 않았지만 순간의 대처가 부족했다는 점을 파악했다. 그는 “타구가 뜨는 순간 내가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계속 따라갔었다. TV로 다시 보니까 그 정도면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더라”며 “타구에 맞춰 따라가서 흔들렸던 것 같다. 미리 가서 타구를 딱 기다렸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고 웃었다
사진=스포츠월드DB
사진설명=김휘집이 프로야구 경기서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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