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역이 온통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방탄소년단이 만든 진정한 축제의 순간이었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 15일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 이하 ‘옛 투 컴 인 부산’)’으로 대규모 관객을 만났다.
지난 7월 부산시 공식 홍보대사가 된 방탄소년단은 부산의 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며 5만 명 규모의 공연을 무료로 열었다. 국내에서 함성이 허용된 공연은 3년여 만. 멤버들도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마이크 드롭(MIC Drop)’으로 막을 연 공연은 무대에서 첫선을 보이는 ‘달려라 방탄’에 이어 멤버들의 유닛 곡까지 알차게 구성됐다. ‘다이너마이트(Dynamite)’,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버터(Butter)’ 등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히트곡들도 올라이브 밴드 편곡에 맞춰 선사했다. 공연 취지에 맞춰 아미(ARMY)는 물론 일반 관객도 따라 부를 수 있는 선곡으로 축제 분위기를 냈다.
실제 부산 경관을 배경으로 펼친 ‘마 시티(Ma City)’와 부산의 랜드마크를 모티브로 한 그래픽 등도 시선을 모았다. 전통 북청사자 놀음 등 무대 장치도 볼거리가 넘쳤다. 방탄소년단은 마지막 곡 ‘옛 투 컴’을 소개하며 “공연을 함께해준 분들과 방탄소년단에게 (공연이) 최고의 순간이 됐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가장 빛나는 그 순간에 또다시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찬란한 미래를 기약했다.
‘옛 투 컴 인 부산’이 열리는 동안 부산 시내 곳곳은 보라색 물결이었다. 하이브 콘서트 개최 전후로 도시 곳곳에 다양한 즐길 거리와 이벤트를 연계한 ‘도시형 콘서트 플레이 파크’를 만들었다. 지난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의 부산 버전이다. 해운대 엘시티에서 방탄소년단의 역사를 담은 전시(‘BTS EXHIBITION : Proof’)가, 시내 백화점에서는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
이달 말까지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전체가 방탄소년단으로 가득 찬다. 부산시 내 5개 호텔에서는 방탄소년단 테마 패키지가 준비됐다. 5만 명의 객석도 부족했다. 부산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과 해운대 특설부대에서 약 1만 2000명 규모의 ‘라이브 플레이’도 마련됐다.
부산시는 콘서트가 개최된 15일 밤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펼친 대규모 드론쇼와 오는 17일까지 부산시청과 광안대교, 부산타워 등 시내 주요 랜드마크와 옥외 광고판에 보랏빛 경관조명을 점등하는 ‘보라해 부산’ 퍼포먼스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응원의 열기를 이어 간다.
향후 방탄소년단의 활동을 두고 추측만 무성하다. 다만 올해 말부터 군 복무가 예상되는 맏형 진의 상황상, ‘옛 투 컴 인 부산’이 사실상 마지막 완전체 무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날 공연에서 멤버들은 ‘함께’를 강조했다. 제이홉은 “이제 믿음이 필요한 시점 같다. 멤버들도 아미 여러분도 하나 된 믿음으로 미래를 그려갈 시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RM 역시 “무슨 일들이 펼쳐지더라도, 우리 일곱 명의 마음이 같다. 여러분이 우리를 믿어주신다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굳건히 이어가겠다. 믿음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9년을 돌아보며 20년, 30년, 40년까지 함께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진의 깜짝 발표도 있었다. “굉장히 좋아하는 분과 인연이 됐다”며 방탄소년단 멤버 중 두 번째로 솔로 활동을 예고했다.
한편,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는 내년 초 현지 실사를 거쳐 연말께 국제박람기구(BIE) 회원국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부산 유치가 결정되면,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주제로 2030년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부산 부산항 일원에서 세계박람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빅히트 뮤직, 하이브, 부산시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