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다.
빙상계가 또 발칵 뒤집어졌다.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 이규현(42) 코치가 10대 여성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형사 1부(부장검사 손정숙)는 지난달 중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이 코치를 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영구 제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강간, 유사강간과 이에 준하는 성폭력을 저지른 지도자는 영구 제명 대상이다.
이규현 코치는 올해 초 자신이 가르치던 10대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서울 송파경찰서가 수사해 이규현 코치를 불구속 입건한 뒤 서울 동부지검에 송치했다. 이후 지난달 초 이규현 코치의 주소지인 남양주지청으로 이첩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남양주지청은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증거인멸과 두조 우려 등을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이규현 코치는 성폭행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규현 코치는 피켜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이다. 1998년 나가노 대회,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 등 동계올림픽 2회 연속 출전하며 시선을 모았다. 2003년 현역에서 물러난 뒤 피겨스케이팅 주니어팀 코치 등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규현 코치는 빙상 집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 이규혁 감독의 친동생이다. 어머니 이인숙씨는 전국 스케이팅연합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아버지 역시 과거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활동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빙상연맹)은 사태 파악에 한창이다. 언론 보도가 나기 전까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현 코치가 올해 지도자 등록을 하지 않은 데다 피해 선수 역시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피겨스케이팅 같은 경우는 대부분 지도자와 선수 1대1로 교육이 이뤄지기 때문에 신고가 들어오지 않는 한 알기 어렵다. 일단 정확한 상황을 확인한 뒤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올릴지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빙상계 성폭력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에는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지속적으로 강제 추행 및 강간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큰 충격을 안겼다. 조재범 전 코치는 2021년 12월 징역 13년을 받고 복역 중이다. 빙상계에선 영구 퇴출됐다. 해당 사건이 터진 후 문화체육관광부는 영구제명 대산 성폭력 범위를 확대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효과는 크지 않아 보인다. 보다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뉴시스, 대한빙상경기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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