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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간판 수비수 김민재(26)가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나폴리는 지난 2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튀르키예(터키) 프로축구 페네르바체로부터 김민재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3년 계약에 2년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 안정환, 이승우에 이어 한국인 선수 세 번째로 세리에를 누빈다.

 

◆난놈, 그 자체

 축구계에서 김민재를 시쳇말로 ‘난놈‘이라고 부른다. 사전적 의미로는 ‘난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지만 경상남도 통영 출신인 김민재를 친근하게 호칭하는 표현이다. 축구계에 두각을 드러낸 순간부터 이번 나폴리 이적까지 항상 원하는 바를 이뤄내며 붙은 별명이다.

 

 김민재는 떡잎부터 달랐다. 유도선수 출신인 아버지와 육상선수 출신인 어머니로부터 운동선수 DNA를 물려받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수원공고 소속으로 전국을 제패한 뒤 2015년 연세대학교로 진학했다. 진학 후 2학년 때는 조기 프로 진출을 두고 학교와 마찰을 빚었다. 프로축구 K리그1 전북현대의 낙점을 받자 중퇴를 결정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시즌 도중 신인 계약으로 K리그에 뛸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당시 내셔널리그 소속이었던 경주한수원으로 임대 이적해 실전 감각을 유지했다.

 

 그리고 이어진 K리그 데뷔 시즌 폭발했다. 유망주의 무덤으로 불리는 전북에서 승승장구했다. 영플레이어상은 물론 시즌 베스트일레븐에 포함됐다.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경험치가 중요한 중앙 수비수지만 어린 나이에도 곧장 주전으로 도약했다. 막힘 없는 우상향 그 자체였다.

 

◆고난? 그게 뭐죠?

 ‘괴물 수비수’라는 별명을 얻으며 꽃길만 걷는 듯했으나 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19년 중국 슈퍼리그 소속 베이징으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 축구계에는 ‘중국화’라는 표현이 있었다. 돈을 좇아 중국 무대로 가면 기량이 퇴화하면서 생긴 신종 단어였다. 향후 대표팀 수비를 10년은 책임질 유망주가 중국행을 결정하자 팬들은 안타까워 했다. 당시 잉글랜드 왓퍼드 이적설이 있어 비난은 더 컸다.

 

 하지만 김민재는 중국 슈퍼리그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그 결과 2021∼2022시즌 튀르키예 명가 페네르바체 이적까지 이뤄낼 수 있었다. 당시 포르투갈 명문 FC포르투 이적설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유럽 5대 리그 진출을 용이하게 해내기 위해 바이아웃 금액이 적은 페네르바체행을 결정했다.

 

 페네르바체에서도 뛰어났다. 튀르키예 리그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도 맹활약했다. 큰 키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제공권과 수비력은 물론 준족과 빌드업까지 갖춰 현대축구 중앙 수비수의 상징으로 평가받았다. 그 결과 유럽 진출 단 한 시즌 만에 나폴리라는 빅 클럽의 일원이 될 수 있었다.

 

 

◆동양의 나폴리에서 진짜 나폴리로

 나폴리는 유벤투스, AC밀란, 인터밀란, AS로마 등과 함께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을 대표하는 간판 구단이다. 과거 디에고 마라도나의 소속팀으로 전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높다. 한국 선수가, 그것도 중앙 수비수가 명문 팀의 일원이 됐다.

 

 상황은 긍정적이다. 김민재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첼시로 이적한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체자로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주전급으로 뛰기 위해 이적했다. 주앙 헤수스, 레오 외스티고르 등은 후보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어 아미르 라흐마니와 짝을 이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프리시즌을 통해 소위 ‘기본’만 보여도 많은 출전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아시아는 항상 축구의 변방으로 취급받았다. 박지성, 손흥민, 황희찬 등 공격 자원들은 이따금 실력을 인정받았으나 수비진들을 향한 평가는 박했다. 특히 중앙 수비는 더 저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김민재가 이런 시선을 완전히 깨부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민재의 고향 통영은 동양의 나폴리로 불린다. 그런 그가 진짜 나폴리에서 전성기를 보낼 수 있는 상황을 맞았다.

 

 김민재의 축구 인생은 지금부터가 진짜다. 분위기는 좋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유쾌한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팀 훈련에도 밝게 참여하고 있다.

 

 

 사진=나폴리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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