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감은 보통이 아니었다. 앞서 최우식은 영화 ‘기생충’으로 전 세계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어쩌면 이른 나이일 수도 있기에 슬럼프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묵묵히 스스로 역량을 키워나갔다. 새 영화 ‘경관의 피’에서도 확실히 입증했다.
배우 최우식은 최근 영화 ‘경관의 피’ 개봉 관련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최우식 하면 동생 혹은 막내 이미지가 강하다. ‘기생충’에서 대학생 기우 캐릭터를 맡아 막내 축에 속했고 이번 작품에서도 다르지 않다. 베테랑 배우인 조진웅과 박희순 사이에 자리해 자칫 기가 죽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경관의 피’는 위법 수사도 개의치 않는 광수대 에이스 강윤(조진웅)과 그를 감시하게 된 언더커버 신입 경찰 민재(최우식)의 위험한 추적을 그린 스토리다. 최우식은 눈빛부터 달랐다. 신입 경찰 특유의 패기를 선보이며 범죄현장에서도 기죽지 않고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면서 성공적인 변신이라는 박수가 나왔다.
최우식은 “현장에서도 항상 막내였는데 실제 집에서도 형을 둔 막내”라면서도 “언젠가부터 막내가 아니어서 현장의 분위기를 이끌어가야 할 경우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는데 책임감이 생기면서 ‘내가 더 이상 막내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기생충’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전과 후가 확실히 나누어지기 때문. 자칫 어린 시절 성공에 취할 수도 있어 자만은 경계 요소였다. 이에 대해 그는 “‘기생충’이 끝나고 부담이 너무 컸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작품을 선택해야 하나’ 등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그 결과 “과정이 행복한 작품을 하고 싶었고 그러던 중 이규만 감독님을 만나서 좋은 작품을 하게 됐고, 버킷리스트였던 조진웅 선배님과의 연기도 할 수 있었다”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극 중 가장 많은 합을 맞춘 조진웅과의 실제 호흡은 어땠을까. 그는 “형이랑 케미가 좋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후 “제가 친형이랑도 7살 차이가 나는데 엄청 친하다. 형제애가 몸에 배 있다 보니 현장에서 발휘된 거 같기도 했고 그래서 형님(조진웅, 박희순)들과 즐겁게 지냈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했다.
이번 작품은 어찌 보면 최우식의 인생사가 함축된 모습이 나타난다. 어린아이가 한순간에 남자가 될 수 없듯이 촬영 기간 내내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했다. 최우식은 “초반부터 남성적인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어린 생각이었던 것 같다”며 “작품 속에서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회상했다.
이번 캐릭터를 맡으며 액션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렇다면 다음 메뉴는 무엇일까. 돌아온 답은 ‘더 진한’ 액션이었다. 그는 “‘존 윅’ 같은 액션을 해보고 싶다”며 “‘경관의 피’를 통해 더 길고 더 제대로 된 액션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바람을 전했다.
“올해는 변화를 주고 싶어요. 변화를 위해서는 벌크업을 해볼까 하는데 그저 남성미만을 위한 운동이 아닌 외적 변화를 통해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여태껏 못 해봤던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jkim@sportsworldi.com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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