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부딪히고 넘어졌다. 삼성화재가 걷는, 걸어야만 하는 길이다.
삼성화재는 16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A조 한국전력과의 경기서 세트스코어 0-3(20-25 14-25 20-25)으로 완패했다. 지난 14일 OK금융그룹에 0-3으로 패한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2연패에 빠졌다.
예견된 수순이다. 삼성화재는 현재 정상 전력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여파다. 소속 선수 A를 포함해 선수 14명, 스태프 4명 등 총 18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A는 지난달 22일 KB손해보험 선수 1명 및 지인들과 저녁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감염됐다. 8인이 모여 방역 수칙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돼 KOVO로부터 컵대회 전 경기 및 정규리그 1라운드(6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500만원, 구단으로부터 정규리그 30경기 출장정지 및 2021~2022시즌 연봉 전액 삭감 징계를 받았다.
3주가량 훈련을 하지 못한 삼성화재는 타 구단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컵대회 출전을 결정했다. 2~3일간 짧게 손발을 맞추고 코트에 섰다. 출전할 수 있는 선수도 한정적이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하지만 선수들의 빠른 실전 감각 회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겪어야 하는 과정이었다.
고희진 감독은 “프로선수는 꾸준한 훈련과 몸 관리를 통해 컨디션을 조절해야 한다. (바이러스 치료 등으로) 오랫동안 쉬다 경기에 나서니 결과가 좋을 수 없다. 선수들에게 무리해서 욕심내지 말라고 했다”고 입을 뗐다. 그는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분명 있다. 경기를 포기해버리고 져서는 안 된다”며 “결과적으로 패하더라도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그것이 스포츠의 본질이다”라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이번 경기서도 암초에 부딪혔다. 1세트 초반 리베로 신동광이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구자혁이 리베로 조끼를 입고 코트에 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라이트 정수용이 발목 부위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하늘이 들어왔다. 1세트에만 선수들이 줄지어 이탈했다.
경기는 무사히 마쳐야 했다. 완벽한 플레이는 아니었지만, 선수들은 골고루 득점을 올리며 위기를 헤쳐 나갔다. 3세트에는 막바지까지 상대를 끈질기게 추격했다. 이날 이하늘이 13득점(공격성공률 40.74%), 레프트 김인혁이 7점(성공률 33.33%), 정성규와 이강원이 각 5점씩 기록했다.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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