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수원 전영민 기자] 더는 몸 상태나 부상 트라우마라는 변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최소한의 기대치라도 충족하는 게 프로로서 보여야 하는 기본이다. 외국인 선수 조일로 알몬테(32·KT)의 주루플레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시간을 지난 26일 수원 SSG전으로 돌려보자. 알몬테는 5-9로 뒤진 연장 12회말 선두타자로 나섰다. 2루수와 유격수 사이 깊은 곳에 타구를 날렸다. SSG 2루수 김성현이 내야 경계선 끝자락에서 겨우 공을 잡아 던졌다. 1루수 제이미 로맥이 점프를 뛰어 송구를 잡았다. 주루선 바깥쪽으로 크게 걷던 혹은 더그아웃으로 향하던 알몬테는 송구가 엇나가자 속도를 붙였다. 1루 베이스를 밟을 만한 시간이었지만 비디오판독을 시도할 여지조차 없는 아웃이었다.
알몬테의 무성의한 주루플레이가 팀 분위기를 헤친다. 알몬테는 이미 지난달 중순 느슨한 플레이로 지적을 받았다. 이튿날 알몬테는 이강철 KT 감독을 직접 찾아가 면담을 요청해 사정을 설명했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활약할 때 햄스트링 부상으로 생긴 트라우마,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니라는 점이 골자였다. 이 감독이 직접 나서 사정을 설명해 일단락됐지만 논란이 벌어진 뒤였다. 외부는 물론 팀 내부에서도 알몬테의 플레이에 대한 우려가 생겼다.
이번이 두 번째다. 과연 알몬테가 지금도 몸 상태와 부상 트라우마를 언급할 수 있을까. 수비나 주루는 물론 타격을 모두 배제하고 팀 사정을 돌아보자. KT는 이미 알몬테로 인해 수많은 피해를 감내하고 있다. 회복이 빠르지 않아 부상 위험성이 높은 베테랑 유한준이 계획보다 많이 외야 수비에 나서고 있다. 주 1~2회 외야수로 나서고, 나머지는 지명타자와 대타 역할에 몰두하기로 했던 계획과 다르다. 타격 능력을 극대화하려 했던 문상철은 대타로 겨우 나선다. 들쑥날쑥한 출전에 선수단의 컨디션은 요동치고 있다. 알몬테가 팀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동 중 일부다.
알몬테가 주루로 팀 사기를 꺾은 날 KT다운 야구도 있었다. 햄스트링 부상 위험성 때문에 트레이닝 파트가 전력질주를 말려온 둘째 형 박경수는 1득점을 위해 홈 베이스에 몸을 날렸다. 우익수 수비를 나선 유한준은 수십 미터를 달려와 타구를 잡아냈다. KT가 자랑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의 대표적인 장면이다. 알몬테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ymin@sportsworldi.com 사진=KT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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