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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 회장의 사재털이…KPGA오픈의 키다리 아저씨

입력 : 2020-07-15 07:00:00 수정 : 2020-07-14 21: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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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오는 16일부터 나흘간 충남 태안 솔라고 컨트리클럽 라고 코스(파72· 7263야드)에서 펼쳐지는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오픈 with 솔라고CC(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에는 숨은 조력자가 있다. 대기업 차원의 지원이나 별도의 후원 없이 한 사람이 대회 유치 자금을 사재로 마련했다. 키다리아저씨 구자철 KPGA 회장 이야기다.

 

 지난 2월 취임한 구자철 회장은 이번 대회 개최를 위해 사재를 털었다. 나흘만 지나면 잊혀질 수 있는 돈이지만 구 회장은 가치에 눈을 뒀다. 한 선수와 사석에서 만나 나눈 이야기가 키다리 아저씨로 변신한 계기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회가 연달아 취소되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선수는 아들로부터 ‘아빠, 골프 그만뒀어?’라는 질문을 받았다. 매일같이 연습장을 오가면서 클럽을 쥐는데 이전보다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자 졸지에 ‘은퇴’한 것처럼 비춰졌던 것.

 

 순수한 눈이 낳은 ‘웃픈’ 질문에 구 회장은 안타까운 감정을 느꼈다. 구 회장은 “한 선수로부터 그 말을 듣고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며 “선수에게 경기가 없으면 사실상 직업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회장인 내가 이런 얘기를 듣고도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음을 굳힌 계기는 또 있다. 10대들의 동풍도 구 회장의 선택이 힘을 실었다. 지난 12일 군산CC 오픈에서 생애 첫 코리안투어 정상에 오른 김주형은 만 18세다. KPGA 코리안투어 최연소 우승(18세21일)과 입회 최단기간(3개월 17일)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단독 2위 역시 10대 김민규다. 2015년 최연소 국가대표로 이름을 알린 김민규는 2018년 유러피언 챌린지 투어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그런데 코로나19에 해외 투어가 문을 닫으면서 코리안투어에 합류했다.

 

 유망주들의 성장을 위해서라면 당장 사재라도 털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구 회장은 “김주형 선수는 허벅지가 굉장히 탄탄하더라. PGA에서 뛴 최경주 선수의 다리를 보고 깜짝 놀랐었는데 김주형 선수도 허벅지와 둔부가 단단해 보이더라”며 “어린 선수들은 모두 오래 골프를 칠 선수들이다. 어른으로서 유망주들의 성장을 돕는다면 그보다 나은 보람은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갤러리 없이 진행하는 대회들 가운데 솔라고CC 오픈은 어느 대회보다 뜨겁고 풍요롭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사진설명: ‘키다리 아저씨’ 구자철 회장의 숨은 노력이 KPGA를 뜨겁게 만들고 있다. 사진은 구 회장이 지난 2월 취임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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