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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명의] 유방재건술, 유방암 발병 이전의 삶으로 ‘다시 한번’

입력 : 2020-05-25 03:00:00 수정 : 2020-05-25 18: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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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영 경희대병원 유방외과 교수

[정희원 기자] 최근 국내 유방암 치료 방향은 질환 개선뿐 아니라 ‘발병 이전과 비슷한 삶’을 유지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은 유방암 발병률·생존률이 모두 높은 국가다.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조기치료시 완치율이 95%로 예후가 좋은 편이다.

 

단, 치료 후 환자의 일상이 달라질 수 있다. 유방암 치료는 기본적으로 ‘수술’이 필요하다. 부분절제술 등 최대한 가슴을 보존하는 방식을 활용할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 유방 전체를 제거하는 유방 전(全) 절제술이 고려된다.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겪는 상실감은 무척 크다. 여성성을 상징하던 신체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거나, 예기치 못하게 변형된 것이다. 환자들이 가슴 상실 후 극심한 우울감을 호소한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

 

이뿐 아니라 암 극복 과정에서 부부 사이가 어색해지기도 한다. 유방암 환자는 치료 과정에서 이혼·별거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조사도 있다.

 

이같은 문제를 최소화하고, 상실감을 지우기 위한 조치가 바로 ‘유방재건수술’이다. 민선영 경희대병원 유방외과 교수에게 유방재건수술에 대해 물었다.

-수술 후 환자의 우울감을 상상하기 어렵다.

 

“환자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아무래도 이전의 소소한 일상이 무겁게 느껴진다고 호소하는 게 당연하다. 한 환자는 찜질방을 너무 좋아했는데, 수술 후 못 가서 너무 우울하다고 토로했다. 요즘에야 유방암 치료를 받은 사람이 많아 시선을 주는 경우는 덜하다. 이보다는 주변의 질문이 부담스럽다면서 힘들어했다. 이후 재건 수술을 받은 뒤 드디어 찜질방에 다녀왔다며 무척 기뻐했다. ”

 

-유방암 치료후 재건수술은 언제 이뤄지는지.

 

“유방재건수술은 암 절제와 동시에 재건을 진행하는 ‘동시재건’, 암 제거 후 시간이 흐른 뒤에 재건하는 ‘지연재건’으로 나뉜다.

 

상황에 부합하다면 동시재건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추천하고 싶다. 단, 동시재건은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병의 범위·병기·환자의 심리적 문제·수술법·경제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수술 조건에 부합하는 경우, 동시재건은 암 치료·심리적 상실 문제 두가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동시재건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 후 심리적 회복이 빠르다. 병기가 높아 지연재건이 불가피한 환자가 전절제 후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하거나, 일상의 대인관계를 부담스러워 하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2015년 4월부터 유방재건에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보험 적용으로 이를 고려하는 환자가 늘었을 것 같다.

 

“그렇다. 유방암수술은 다른 암종에 비해 치료 후 신체 변화가 크다. 환자 입장에서는 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당연하다. 이를 지울 수 있는 게 재건수술인데, 과거엔 비용 부담으로 수술을 포기하고 전용브라 등을 택하는 환자가 많았다.

 

실제로 보험 적용 뒤 재건을 고려하는 환자가 크게 늘었다. 환자 연령대가 젊어지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한국유방암학회 2016년 백서에 따르면, 2000년에 연간 99건이었던 유방재건술은 2014년에 연간 1279건으로 10배 이상 뛰었다. 2015년 4월부터 부분적으로 보험이 적용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세다. 2018년에는 연간 1만건이 넘는 재건술이 시행됐다.”

 

-지방조직, 보형물 등 어떤 것을 활용한 수술의 만족도가 높은지.

 

“단편적으로 ‘어떤 게 더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각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유방외과뿐 아니라 성형외과 교수진과 환자와 함께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이때 환자의 전체적인 체형, 유방의 모양·크기, 암 병변의 위치와 범위 등을 고려해 적합한 것을 고른다. 자가조직을 활용한 재건수술을 고려한다면 공여부(이식할 피부조직을 떼어낼 곳)의 상태까지 파악해야 한다.

 

자가조직과 보형물은 각각 장단점이 존재한다. 자가조직을 활용할 경우 자연스러운 질감과 모양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공여부 흉터와 추가 수술 시간이 길고,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하면 공여부까지 상실되는 게 단점이다.

 

이에 비해 보형물 재건은 공여부 손상이 따로 없고, 수술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단 정상 유방과의 대칭성 문제, 보형물 삽입에 대한 부담 등 심리적 문제가 복병으로 작용한다.“

-간혹 장년층 환자 중에는 가슴상실 후에도 내색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심리적 상실감이 적은 게 절대 아니다. 이보다는 환자의 개인적 성향이 크게 작용한다. 일례로 매우 활동적인 한 장년층 환자는 자신이 평소 이어오던 활동이 위축되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환자로 보는 게 싫다며 먼저 적극적으로 재건을 요청했다.

 

또, 장년층 여성 환자가 내색하지 않으려는 이유 중에는 ‘경제적 부담’도 있다. 이들은 자녀에게 경제적 부담을 전가한다고 여겨, 자신의 심리적 상실감을 애써 감추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가족 간 충분히 대화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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