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누군가가 통보하면 다른 누군가는 따라야만 한다.
서울시는 3일 잠실종합운동장 서1문 근처 문화광장 주차장에 ‘해외 입국자 전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워킹스루(Walking-Through) 선별진료소를 설치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앞서 2일 브리핑에서 “상대적으로 해외 입국자가 많은 서울시는 더욱 과감하고 선제적인 조처를 한다. 1일부터 서울 거주 해외 입국자 전원에게 진단검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발열 체크 시 유증상자는 인천공항 선별진료소에서, 무증상자는 집으로 가기 전 잠실종합운동장의 전용 워킹스루 또는 해당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는다. 시는 입국자들의 이동을 위해 공항에 리무진 버스 8대를 따로 마련할 계획이다.
문제는 결정 과정이다. 프로야구단 두산과 LG는 잠실종합운동장 내 야구장에서 한창 훈련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2일 드라이브스루 진료소를 설치할 때도, 이번에 해외 입국자 전용 진료소를 마련할 때도 모든 것을 확정한 뒤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양해를 구하는 방식을 취했다.
양 구단 관계자는 “시에서 사전에 협의하거나 안내한 사항은 없었다. 발표 후 해당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선별진료소 쪽을 다 봉쇄한다고 하더라. 선수들과 동선이 겹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같은 종합운동장 안에 있으니 방역 활동과 선수단 관리에 더 신경 쓰려 한다. 코로나19로 다들 힘든 시국이니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점은 왜 해외 입국자 전용 선별진료소가 도심 한복판인 잠실에 설치되느냐는 것이다. 2일 오전 10시 기준 서울의 확진자 수는 총 494명이다. 이중 해외 입국 관련 확진자는 156명으로 31.6%에 달한다. 최근에는 무증상 감염자들도 많다. 증상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공항 근처에 진료소를 마련하면 입국자들의 이동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서울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 관계자는 “해외 입국자를 인천에서 일괄적으로 전수 검사하기엔 인원이 많아 무리가 따르니 지자체별로 무증상자를 각각 분담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워킹스루라고 해도 공항버스나 자차로 통제구역에 진입한 뒤 검사 컨테이너 안으로 몇 걸음 들어갈 때만 차에서 내리게 된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 지난달 잠실종합운동장에 설치된 드라이브스루 진료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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