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레이스로 유명한 ‘키코 비치’에 인생샷 명소 나무다리까지… 볼거리 가득
▲다낭에서 호이안, 퀴논으로 이어지는 베트남 1번 국도
우리나라에서 퀴논을 가려면 하노이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가는 항공편이 가장 빠르다. 하지만, 다낭 공항에 내려 육로를 이용하는 코스를 이용하면 여행의 맛이 남다르다.
다낭에서 호이안까지는 한 시간 남짓, 여기서 베트남의 동맥 1번 국도를 따라 6시간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퀴논에 닿는다. 초록빛 논과 구릉지대가 이어지는 도로변 풍경은 충청남도 홍성 어디쯤을 지나는 느낌이다.
다낭과 나트랑 사이 해안에 있는 조용한 휴양도시 퀴논은 한때 한국인으로 북적였던 곳이다. 1965년부터 1973년까지 육군 맹호와 백마, 해병 청룡 부대 등 연인원 31만여 병력이 이 지역에 주둔했고, 건설과 운송, 물류에 투입된 노동자들까지 합치면 훨씬 많은 인력이 외화벌이를 위해 베트남에 머물렀다. 총연장 2236km, 베트남 1번 국도의 남쪽 다낭∼호찌민 구간은 월남전 무렵 우리나라 군인들과 노동자들이 투입돼 피와 땀, 눈물로 닦은 길이다.
퀴논에는 맹호 사령부가 있었고, 청룡은 북쪽 호이안에 주둔했다. 퀴논 시내에 있는 빈딩성 박물관은 전쟁 당시 한진그룹과 맹호부대에서 지은 건물이다. 박물관 내부에는 오랜 세월을 견뎌낸 태극기와 기념 명판이 남아있고, 얼마 전 작고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당시 퀴논에서 군생활을 했다. 전쟁이 끝난 지 40여년이 지난 지금, 퀴논에는 한국인을 찾아보기 어렵다. 시내에는 CGV극장이 들어와 있지만 한국인 교민이나 관광객의 발길은 베트남 주요 도시에 비해 드문 편이다.
2차선과 4차선이 번갈아 나오는 1번 국도에는 우리나라에서 건너온 중고 화물 차량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예전 도색을 그대로 유지하고 달리는 모습이 재미있다.
국도 중간 전통음식인 ‘반쎄오’를 파는 간이 식당과 정겨운 모습의 휴게소들이 뜨문뜨문 나타난다. 멀미 기운에는 사탕수수를 갈아 만든 차가운 음료가 효과 있다.
▲여행자의 천국 호이안
역사도시로 유명한 호이안은 발리의 우붓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낮과 밤 구분 없이 전 세계에서 몰려온 여행객들이 저마다의 말을 쏟아내며 거리를 가득 메운다. 고즈넉한 구시가지 곳곳에는 게스트하우스와 펍, 기념품 상점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구시가지는 우리나라 서울 인사동과 북촌을 합친 크기며, 사람이 너무 많아 자전거를 이용하기는 어렵다. 강렬한 햇살을 피하기 위해서는 베트남의 뾰족한 모자 ‘농’과 선글라스가 필수다.
투본강 보트 투어는 호이안 여행의 백미다. 강가를 따라 전통적인 방식의 그물을 이용해 어업을 하는 모습들을 관찰할 수 있고, 저녁노을이 온 강을 붉은빛으로 물들이는 모습이 장관이다. 94개 객실을 갖춘 아난타라 호이안 리조트에서는 자체 보트를 이용한 크루즈 투어를 운영한다.
▲베트남에서 가장 깨끗한 해변이 있는 곳, 퀴논
다낭은 한국인, 나트랑은 중국인 관광객이 점령한 이후 베트남 부자들은 퀴논으로 몰려왔다. 개발이 아직 절반도 되지 않은 해변을 따라 보석같이 자리 잡은 퀴논의 리조트는 단체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다른 지역과 전혀 다른 조용한 분위기가 대부분이다. 호주와 러시아 등에서 날아온 여행자들은 오랜 기간 리조트에 머물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상을 반복한다.
퀴논에서 머무르는 동안 꼭 가봐야 하는 곳은 ‘키코 비치’, 부두에서 스피드 보트를 타고 10여분을 달리면 나오는 비밀스러운 해변이다. 청잣빛 바다와 고운 모래, 서핑에 적당한 파도가 있는 이 해변은 여행을 좋아하는 인스타그래머들 사이에서도 지금 막 알려지기 시작한 ‘핫플레이스’다. 배를 타고 가는 길, 해안을 따라 늘어선 포구 뒤편 산자락마다 거대한 불상들이 바다를 굽어보고 있는 모습이 이국적이다.
‘인생샷’을 남기기 위한 인파가 몰리는 나무다리, 해변 끝에 있는 ‘시크릿 비치’가 주요 방문 포인트다. 여기서 다시 배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는 산호초 지대가 있어 신나는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퀴논 시내에 있는 메인 해변에는 우리나라 광안리나 해운대의 주말처럼 인파가 몰려든다. 페루 리마의 ‘사랑의 해변’과 비슷하기도 하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젊은이들이 모래사장에서 축구를 즐기는 모습이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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