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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우리은행에 여유 안긴 박혜진의 '고효율 활약'

입력 : 2019-01-30 21:29:23 수정 : 2019-01-30 21: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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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아산 이재현 기자] “질책보다는 격려가 필요해요.”

 

우리은행은 30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홈경기에서 90–52(16-12 23-10 30-11 21-19)로 승리했다. 이로써 최근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난 우리은행은 18승6패를 기록, 선두 KB국민은행(19승5패)과의 격차를 1경기 차까지 좁혔다.

 

경기 전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애써 평온함을 유지했지만, 속내는 전혀 달랐다. 6시즌 간 절대 강자의 위용을 뽐내며 연패와 담을 쌓고 지내왔지만, 3연패에 빠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3연패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4년 3월 이후 약 5년 만의 일이었다.

 

낯선 연패에 선수단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할 법도 했지만 위 감독은 의외로 “격려가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이는 체력 저하와 부상에 신음하는 선수들을 향한 격려이자 ‘에이스’로 통하는 박혜진에게 전하는 위로이기도 했다.

 

최근 박혜진의 컨디션은 100%와 거리가 있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비시즌부터 강행군을 펼쳤던 탓에 체력이 떨어졌고, 설상가상으로 발목 통증까지 안고 뛰는 중이다.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밥 먹듯이 기록했지만 지난 18일 OK저축은행전에선 9점에 그치며 팀의 패배를 지켜만 봐야했다.

 

과부하로 인한 기량 저하임을 알면서도, 위 감독은 치열한 순위 경쟁 탓에 에이스의 출전 시간을 쉽사리 관리하지 못했다. 이에 에이스는 스스로 묘안을 찾아냈다. 바로 초반 러시에 답이 있었다.

 

체력 안배를 고려한 선수단 운영을 위해선 완승이 절실했는데, 이를 염두라도 한 듯 박혜진은 초반부터 매섭게 몰아쳤다. 경기 내내 13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올렸는데, 거의 모든 기록을 전반에 쏟아냈다. 전반에만 11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한 박혜진 덕분에 하프타임 양 팀의 점수 차는 이미 17점 차까지 벌어졌다.

 

일찌감치 완승을 예감한 우리은행은 4쿼터부터 주전급 선수를 대거 제외하는 여유까지 선보였다. 박혜진을 비롯한 다수의 주전급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20분대에 머물렀던 이유다. 그런데도 완승엔 지장이 없었다. 에이스의 고효율 활약 속에 위기도 극복하고, 힘도 아낀 우리은행은 선두 탈환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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