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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1-14 16:08:40, 수정 2018-01-14 16:17:56

    영화 '1987' 보고 박종철 열사 추모식 찾아온 시민들 "당신 때문에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500만 관객 돌파하며 흥행 중인 영화 '1987'…6월 민주항쟁의 의미 되새기며 박종철 추모 이끌어
    • 14일 오전 박종철 열사 31주기를 맞아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을 찾아온 시민들. 

      “당신이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

      14일 박종철 열사의 31주기 추모식을 찾은 전국민족민주열사유가족협의회(이하 유가협) 장남수 회장은 “이 영화 속 대사는 당시 민주화 운동을 참여했던 이들이라면 다들 한번쯤 들어봤을 말”이라면서 “박종철이 그리고 촛불이 세상을 바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가 해냈다”면서 참석자의 환호를 이끌었다.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의 31주기 추모식이 이날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서 열렸다.

      올해는 영화 ‘1987’ 흥행과 더불어 150여명의 시민과 행사 관계자들이 묘역을 찾아 박 열사를 기억했다.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 유가협 등 시민단체, 박 열사의 모교인 서울대 선·후배와 부산 혜광고 동문을 비롯한 시민들이 현장을 찾았다.

      박종철기념사업회 김학규 사무국장은 “지난해 추모 30주기를 맞아 촛불집회와 함께 대대적으로 준비해 올해는 규모를 작게 열려했는데 ‘1987’ 영화가 흥행하며 많은 분이 찾아오셨다”며 “영화제작사가 촛불혁명이 없었다면 있었을 12월 대선을 염두에 두고 제작을 준비했다는데 아마 지난 정권에서는 흥행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웃음 지었다.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 박종철 열사가 고문받았던 현장 모습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박 열사의 부산 혜광고 동창인 김상준씨도 추모사에서 “1987 영화를 친구들과 단체관람 했는데 종철이가 고문을 당하는 장면에 눈물을 쏟았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에서 종철이의 개구쟁이 같았던 모습, 새로 산 점퍼를 걸인에게 내어주던 모습 등이 담기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다음엔 종철이의 그런 장면이 담긴 영화가 나온다면 더 흥행할 것”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지난 13일에는 영화 ‘1987’ 장준환 감독과 배우 김윤석, 여진구, 이희준, 강동원 등 출연진이 이곳을 찾아 박 열사를 추모했다.

      박 열사가 경찰의 물고문으로 숨진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도 이날 시민들의 추모행렬이 잇따랐다. 박 열사의 고문이 이뤄진 대공분실 509호에는 침대, 물고문 욕조 등 당시 모습이 보존돼 있어 그날의 아픔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었다.

      1987 영화를 보고 찾아왔다는 김찬호(25)씨는 “박종철 열사의 희생을 보고 ‘나도 같은 대학생으로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14일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아 헌화한 시민들.

      송준범(20)씨도 “촛불집회 와 영화 1987을 통해 박종철 열사를 알게 돼 이곳에 찾아왔는데 영화 속 느낌이 살아나며 그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두 손을 공손히 모아 국화를 내려놓았다.

      그날이 생생히 기억난다는 신재현(73)씨는 “당시 직업군인으로 근무했었는데 그 사실이 너무 부끄럽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를 보고 가만히 있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왔다”면서 묵묵히 고개를 숙여 박 열사를 기렸다.

      사업회는 이날 오후 옛 남영동 대공분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경찰이 관리하는 이곳을 시민사회가 운영하는 인권기념관으로 바꿔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경찰은 가해자이며 박종철은 아직도 경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재 옛 대공분실을 시민의 품으로 가져오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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