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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우 감독은 그렇게 또 '엄살쟁이'가 됐다

입력 : 2017-11-24 06:00:00 수정 : 2017-11-24 10: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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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이번엔 쉽지 않습니다. 진짜로.”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여자프로농구판에서 ‘엄살쟁이’로 통한다. 매 시즌 “정말 어렵다”고 토로하지만, 쉬이 무너진 적이 없다. 이번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그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난 시즌에는 좋은 외국인 선수가 있어서 예상 밖으로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외국인 선수의 기량 여부보다 팀 색깔을 맞추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진짜, 진짜, 진짜 쉽지 않다”고 미간에 깊은 주름을 드러냈다.

이에 모두가 ‘엄살’이라고 한 귀로 흘렸다. ‘그래도 우리은행이겠지’라는 평가였다. 실제 개막 2연패를 당하면서 ‘어~ 어~’ 했다. 그의 엄살이 이제는 진짜인 줄 알았다. 그런데 다시 반전이 시작됐다. 벌써 5연승이다. 23일 현재 5승2패를 기록, 한 경기를 더 치른 KB국민은행(6승2패)에 0.5경기 차 뒤처진 2위에 올라있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24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격돌한다.

우리은행이 위 감독의 엄살과 달리 잘라가는 이유는 분명하다. 일단 표면적으로 ‘퇴물’ 취급을 받았던 김정은이 건재함을 찾아가고 있고, 에이스 박혜진의 ‘타짜’ 기질은 더 매서워졌다. 임영희의 노련함을 코트를 장악하고 있고, 물음표를 달렸던 외국인 선수 어천와는 어느새 우리은행 유니폼이 더 어울리는 모습이다. 사실 우리은행이 개막 2연패에 빠졌을 때 ‘해볼 만 하다’고 느꼈던 5개 구단은 다시 이들의 아우라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무엇이 우리은행의 아우라를 만들까. 우리은행이 강팀인 진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로 기본이다. 공격보다는 수비가 우선이다. 코트 위의 5명 모두가 동시다발적으로 많이 뛰어야 한다. 한순간 방심은 곧바로 호통이다. 공을 뺏으면 더 빨리 속공에 가담해야 한다. 맏언니 임영희, 김정은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속공 기회에서 패스 타이밍이 반 박자만 늦어도 위 감독의 목소리는 코트를 뒤집는다. 리바운드도 마찬가지. 박스 아웃을 조금이라도 게을리하면 정신이 번쩍들 정도로 화를 낸다.

전주원, 박성배 코치도 위 감독의 성향을 잘 안다. 코치들의 눈에 위 감독이 추구하는 ‘기본’에서 조금이라도 빗나가면 위 감독보다 먼저 소리친다. ‘코치들은 선수를 달래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은행에는 없다. 선수 스스로 자각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에이스 박혜진의 한 마디는 우리은행이 왜 강팀인지 그대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 팀은 이겼을 때 분위기가 더 안 좋다. 감독님께서 질 때는 별말씀 없으신데, 이겼을 때는 부족했던 부분을 다 짚어주신다. 분위기가 좋을래 야 좋을 수가 없다. 그러나 선수들은 안다. 아무리 분위기가 좋지 않아도 이겼을 때 훨씬 더 기쁘다는 것을.”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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