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아키에이지' 등 한국 MMORPG 장르 인기·가능성 확인
불모지격인 FPS 장르서도 성적 나올지 관심… 현지 협력에 주력
네오위즈게임즈와 제페토 등 온라인 게임 영역에서 사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러시아를 ‘금맥을 캘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 1순위로 꼽고 정성을 쏟는 모습이다.
러시아는 모바일 게임으로 헤게모니가 이동하고 있는 한국과는 달리, 여전히 온라인 게임이 강세다. 실제 매년 온라인 게임 분야가 5%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근래 해외 출정의 첫 번째 선택지로 러시아를 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시장성이 있는 만큼 가능성이 정비례하고 한편으로는 유럽 진출의 관문 역할로도 활용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개발 전문 자회사인 네오위즈블레스스튜디오에서 만든 ‘블레스’를 러시아에 가장 먼저 발매했다. ‘블레스’는 올해 초 국내 출시 이후 극심한 신작 기근 현상을 겪고 있는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마니아 층을 형성했다. 곧바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진출을 준비했고, 러시아를 출발점으로 골랐다.
러시아는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와 엔씨소프트 ‘아이온’ 등 한국산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에 대한 관심이 크다. 게임 전문 시장 조사기관 뉴주에 따르면 MMORPG 장르의 경우 이용자가 16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전체 인구(1억 4000만여 명)의 10%를 상회하는 숫자다.
동일 장르인 ‘블레스’ 역시 러시아에서 치러진 각종 테스트에서 주목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100대 100이라는 대규모 전쟁 콘텐츠 ‘카스트라 공방전’을 비롯해 진영 내 영지를 획득하는 ‘통치계약’, 진영의 최고 자리인 수호경과 집정관에 도전하는 ‘수도쟁탈전’ 등 핵심 콘텐츠에 좋은 점수를 줬다.
덕분에 테스트 기간 약 13만 개의 캐릭터가 생성됐고, 사전 신청자 기준 평균 재방문율 88%, 첫날 재방문율은 91%에 달했다. 평균 플레이 시간도 240분을 기록했고 ‘카스트라 공방전’도 매회 200명이 조기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네오위즈게임즈 측은 “‘블레스’만의 장점인 대규모 전쟁 콘텐츠를 비롯해 몰입감 높은 스토리 라인과 짜임새 있는 던전이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MMORPG 장르에 비해 불모지나 마찬가지인 온라인 총쏘기 게임(FPS)도 재도전을 선언했다. ‘포인트 블랭크’로 유명한 제페토는 신작 ‘배틀 카니발’이 최근 상용화에 돌입했다. 현지 배급사는 한국 게임과 인연이 깊은 게임넷이다.
그 동안 러시아는 한국산 FPS 장르가 성공한 이력이 없다. ‘서든어택’이나 ‘스페셜포스’ 같은 한국에서 대박을 터트린 유력 작품도 러시아와는 관계가 전무한 현실이다. 그나마 ‘포인트 블랭크’가 러시아에 출시됐지만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배틀 카니발’로서는 형뻘인 ‘포인트 블랭크’가 못다 이룬 업적을 완성하면서 한국산 FPS를 각인시킨다는 대의명분도 안고 있는 셈이다.
특히 게임넷은 앞서 지난 9월 러시아 최대 게임쇼 ‘이그로미르’(ИгроМир)에서 대형부스를 꾸리고 대대적인 얼굴 알리기를 마쳤다. 덕분에 현지 1위 소셜 미디어 브이케이(VK)에서 팔로워 수 10만을 넘기는 등 쏠쏠한 효과를 봤다. 이번 정식 서비스에서는 독립국가연합(CIS) e스포츠 팀 NAVI와 프로모션을 전개하면서 초반부터 고삐를 죌 계획이다. 김지인 제페토 대표는 “러시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행보에 들어갔다“며 “동남아에서 게임 한류의 시작을 알렸던 ‘포인트 블랭크’처럼 러시아에서 ‘배틀 카니발’로 다시 한번 게임 한류를 일으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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