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범 삼성 감독이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그 미소는 가장 먼저 저스틴 구탕(14점 4리바운드 7어시스트)에게 향했다.
프로농구 삼성이 대패의 아픔을 털었다. 삼성은 6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86-72로 승리했다. 삼성은 2연패를 끊고 9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8위 소노와의 승차를 0.5경기차로 좁혔다. 반면 부상병동 KCC(7위)는 5연패에 빠졌다.
꼭 잡고 싶은 경기였다. 삼성은 직전 가스공사전에서 77-114로 대패했다. 악몽을 빨리 털어내야 했다. 삼성에게 호재가 2개나 찾아왔다. 먼저 마커스 데릭슨이 복귀했다. 또 가뜩이나 부상병동인 KCC에 허웅까지 결장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KCC를 꺾으면 꿈의 8위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삼성은 올 시즌 아직 8위에 올라본 적이 없다.
팽팽하게 맞섰다. 전반 내내 5점 차 이상 벌어지지는 않는 접전이 연출됐다. 쉽게 고개를 떨구지 않았다. 특히 빅샷은 꼭 되갚아줬다. 1쿼터 종료 직전 KCC 김동현이 3점슛을 꽂자 삼성 최현민(16점)도 속공 외곽슛을 성공하며 21-21 동점을 만들었다. 2쿼터 막판도 마찬가지다. 김동현의 스틸로 이호현이 속공 득점을 올렸다. 가만히 있을 삼성이 아니었다. 2쿼터 종료 4초 전 최성모가 동점 외곽슛을 터트려 37-37 균형을 또 맞췄다.
분위기를 바꾼 건 삼성의 아시아쿼터 구탕이다. 구탕은 3쿼터 초반 어시스트로 열을 올린 뒤 시원한 덩크에 이은 연속 득점으로 KCC의 기를 죽였다. 그러나 쉽게 고개를 떨굴 KCC가 아니었다. 이번엔 최현민과 최성모(14점 6리바운드 10어시스트)가 연속 3점포를 터트렸다. 구탕은 덩크를 또 꽂으며 동료들의 지원사격에 보답하며 미소를 날렸다.
쇼타임이 이어졌다. 먼저 최성모가 속공 득점을 성공했다. 구탕은 디온테 버튼의 공을 뺏어 화려한 덩크슛을 꽂았다. 관중석에서 함성이 쏟아졌다. 이미 점수는 71-55로 크게 벌어졌다. 자신의 득점은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일까. 구탕은 어시스트를 뿌리고 궂은일에 뛰어들었다. 희생정신, 동료가 감동했다. 최현민(2개)과 최성모가 연속으로 외곽슛 3개를 터트렸다. 이후 5분여가 남았지만, 삼성은 KCC에게 기세를 내주지 않고 승리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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