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다음 시즌이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기대돼요.”
한국 대표 프로스포츠 야구와 축구는 지난해 관중 수, 입장 수익 등에서 전례 없는 호황을 맞으며 엄청난 열기를 뿜어냈다. 2025년에도 변함없이 팬들의 행복을 책임지며 또 한 번 풍성한 잔칫상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을사년을 찾아올 여러 상승요인을 톺아보면, 2024시즌 그 이상을 충분히 기대해 볼만하다는 분석이다.
◆2년 연속 ‘천만관중’
KBO리그 2024시즌은 역대 최초 천만 관중 돌파(1088만7705명)에 성공했다. 종전 840만688명(2017년)을 훌쩍 뛰어넘었다. KBO는 지상파 방송 3사와의 TV 중계권료 계약(연 540억원)과 티빙과의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연 450억원)을 합해 연간 중계권료 990억원을 모아들인 데 이어 약 1500억원의 입장 수익까지 안았다.
내친김에 2년 연속 ‘천만 관중’에 도전한다. 흥행 요소는 충분하다. 전국구 인기팀 KIA의 왕조 도전이 핵심이다. 해태에서 KIA로 간판을 바꾼 후, 아직 한국시리즈 연속 우승이 없는 호랑이 군단은 올해 2연패에 도전장을 내민다. 지난 시즌 구단 역대 최다 홈 매진 30회를 기록했던 뜨거운 관중 동원력을 또 기대할 수 있다.
우승 전력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장현식을 잃었지만, 트레이드로 조상우라는 국가대표급 불펜을 수혈했다. 외인 시장에서는 에이스로 활약한 제임스 네일과 재계약했고,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한 ‘뉴 페이스’ 2명을 채워 전력 상승에 성공했다. 성적과 인기, 두 마리 토끼를 몰고 다니는 ‘슈퍼스타’ 김도영의 존재감은 말할 것도 없다.
인기 하면 빠질 수 없는 한화의 신구장 개장도 긍정적인 요소다. 1964년 개장했던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대신할 베이스볼드림파크가 첫 발을 내딛는다. 관중석 규모도 지난해 매진 기준이었던 1만2000석에서 약 2만석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한화의 관중 동원력도 극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실제로 한화는 지난해 홈 71경기 중 KBO리그 역대 최다인 47회 매진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정식 도입되는 피치클락이 야구의 스피드업까지 일군다면, MZ세대들의 야구 유입이 더 활발해질 수 있다. 실력자 외인들이 대거 유입됨으로써 기대되는 전력 평준화도 흥행을 가속시킬 수 있다.
◆붉은악마의 민족
프로축구도 빠질 수 없다. 지난 시즌 K리그는 2년 연속 유료 관중 300만명(K리그1 250만8585명+K리그2 88만9125명)을 돌파하며 웃음 지었다. 유료 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8년 이후 K리그1과 K리그2 모두 단일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작성하는 쾌거였다.
새 시즌도 팬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채운다. 선두에는 역시나 ‘리그 3연패’로 빛난 울산HD가 있다.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선임 악재에도 김판곤 체제 아래 왕조 유지에 성공한 울산은 4연패까지 바라본다. 지난 시즌 창단 최초 홈 관중 30만명(34만5990명)을 찍은 울산 서포터즈들은 변함없이 힘을 보탤 예정이다.
구단도 우승 과정에서 유일한 약점으로 지목됐던 젊은 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닌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맹활약한 2006년생 젊은 유망주 백인우를 최근 영입했고, 충북청주로 임대됐던 최석현도 울산으로 복귀해 힘을 보탠다. 16년 만에 골키퍼로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조현우를 필두로 한 베테랑들과 젊은 피들을 섞은 신구조화로 흥행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울산과 K리그 팬들을 찾아올 달라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도 호재다. 당초 6개 대륙 클럽대항전 챔피언과 개최국 리그 우승팀만 참가했던 이 대회는 올해부터 국가대항전과 같이 32개 팀 출전으로 대회 방식이 변경됐다. 그에 따라 레알 마드리드·맨체스터 시티·바이에른 뮌헨 등 굵직한 세계 유수 클럽이 대거 참전하는 가운데, 울산이 함께 명함을 내밀면서 국내 축구 열기도 함께 고취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구단 사상 최초로 승강플레이오프로 향하며 자존심을 구긴 ‘전통의 명가’ 전북의 부활 여부도 흥행 휘발유가 될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라리가 등에서 팀을 지휘한 거스 포옛이라는 ‘거물 감독’을 선임해 칼을 가는 중이다. 또한 K리그2 우승으로 1부리그 승격에 성공한 FC안양의 합류도 여러 관전포인트를 낳으며 흥행에 손을 보탤 예정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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