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큼은 팬들께서 즐기실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센터 진안(하나은행)이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을 제대로 휩쓸었다. 말 그대로 ‘독무대’였다. 입장과 동시에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경기력도 좋았다. 이날 팀 최장 출전 시간인 24분11초를 뛰었고, 14점 10리바운드 더블 활약을 펼쳤다.
기자단의 선택은 당연했다. 71표 중 46표를 받은 진안은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상복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베스트 퍼포먼스상도 석권했다. 긴 머리 가발을 쓴 채로 인기 걸그룹 에스파의 노래 ‘위플래쉬’에 맞춰 춤을 추는 등 파격적인 무대를 여러 차례 선보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진안은 “퍼포먼스 상은 솔직히 욕심이 있었다”면서도 “MVP는 받을 줄 몰랐다. 충격이다. 오늘 최다 득점 선수도 아니라서 생각도 못 했다”고 웃었다. 참고로 이날 WKBL 팀의 최다 득점은 KB국민은행의 강이슬(17점)의 몫이었다.
경기 도중 댄스 퍼포먼스의 경우에는 “벤치에 있는데, 몸이 너무 간질간질했다. 라커룸에 들어가서 가발을 챙기고 치어리더 언니들과 춤을 췄다”고 했다. 최근 3년 동안 춤을 함께 연습할 기회가 많았다. 그렇기에 응원단과도 두터운 친분이 생겼다는 후문이다. 노래는 팀 동료인 양인영의 추천으로 선택했다.
사실 이날 퍼포먼스를 준비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게 소속팀인 하나은행은 힘든 전반기를 보냈다. 지난 15경기서 4승11패 승률 0.267에 그치면서 6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진안은 “팀 성적이 좋지 않아 퍼포먼스를 하는 데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돈을 내고 경기장에 오신 팬들께 즐거운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을 고쳤다. 일단 시즌 생각은 잠시 미뤄두고 오늘까지만 즐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진안은 끝으로 한일 양국 여자농구 교류를 두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다음에는 한국 올스타가 일본으로 가서 경기하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부천=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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