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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IP 시리즈] 잘 만든 IP, 열 신작 안 부럽다…‘범죄도시’의 OSMU

입력 : 2024-12-05 08:19:48 수정 : 2024-12-05 09: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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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강국의 필수조건 중 하나는 강력한 IP다. 하나의 이야기가 웹툰 등 다양한 장르로 활용되는 인기 IP는 오랫동안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IP 발굴이 절실한 한국 영화계에선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가 국경을 넘나드는 활약을 통해 K-콘텐츠 선례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은 ‘범죄도시4’의 주인공이자 제작자 마동석. ABO엔터테인먼트 제공

 

우리말로 지식재산권으로 정의되는 IP(intellectual property)는 인간의 창조적 활동 또는 경험 등을 통해 창출하거나 발견한 지식·정보·기술이나 표현, 표시 그 밖에 무형적인 것으로서 재산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지적창작물에 부여된 재산에 관한 권리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창작을 보호대상으로 하는 특허권, 디자인권, 저작권, 상표권 등이 있다. 이 때문에 콘텐츠 산업을 일으키고 지탱하는 핵심 동력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콘텐츠 내에서 자유롭게 변주되며 타 산업까지 무궁무진하게 확장하는 이른바 슈퍼 IP는 다양한 영역에서 오랜 기간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 Use)’라는 개념으로 확장했다. OSMU란 하나의 인기 IP를 서로 다른 장르에 적용해 파급효과를 노리는 전략을 뜻한다. 뛰어난 원천자원을 출발선 삼아, 추가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다른 상품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다는 요소가 가장 큰 장점이다. 하나의 IP를 활용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므로 콘텐츠 자체의 수명 또한 연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OSMU의 예는 무엇이 있을까. 여기서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의 존재감이 빛난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한국 영화계의 위기론 속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한 근래 몇 없는 슈퍼 IP다. 세계관은 점차 확장하고 국경을 뛰어넘어 IP가 다양하게 변주된다. 한국 영화계에서 보기 드물게 흥행 역사를 쓰고 있는 인기 IP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영향력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2017년 첫선을 보인 후 올해 4편까지 이어진 범죄도시는 후속작은 전편만 못하다는 공식을 깨트린 유일무이한 작품이다. 1편은 688만명으로 시리즈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지만 2편부터는 1269만명, 1068만명, 1150만명을 잇따라 동원해 ‘1000만 영화’에 등극했다. 이른바 ‘트리플 1000만’을 달성하면서 한국 영화사의 새 역사를 썼다.

 

해외로도 뻗어 나간다. 시리즈 최고 흥행작이자 손석구가 메인 빌런으로 나섰던 2편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제작이 확정됐다. 현지 스튜디오 및 프로듀서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마동석 또한 직접 제작에 참여한다. 3, 4편 역시 여러 해외 영화사에서 리메이크 러브콜을 받았다.

 

일본판 범죄도시도 제작된다. 일본 현지 연예 기획사가 한국의 투자사와 손을 잡고 회사를 설립해 범죄도시 일본판을 만든다. 이 또한 마동석이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영화 개봉에 앞서서 만화로도 탈바꿈했다. 일본의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범죄도시 일본판 만화는 오리지널에는 없었던 사랑 이야기도 추가돼 IP를 변주했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한국 영화계 OSMU의 선례를 잇따라 남기고 있는 것이다.

 

8편까지 기획된 범죄도시 시리즈는 국내에서도 변주될 예정이다. 마동석은 “스핀오프나 다른 이야기들을 조금씩 생각 중”이라며 “때에 따라선 프리퀄이나 OTT 드라마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윤계상·손석구·이준혁·김무열 등 범죄도시 시리즈의 빌런들이 전부 등장하는 특별판 제작을 두고도 “우리끼리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범죄도시가 시리즈 내내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던 데는 독창적인 정체성이 한몫한다. 묵직한 카리스마와 파워를 갖고 있으면서도 유머까지 겸비한 마석도(마동석) 캐릭터와 더불어 시원한 맨주먹 액션, 빈틈없는 코미디는 범죄도시에서만 볼 수 있는 매력이다. 1편 기획 초기부터 시리즈화를 염두에 두고 전체적인 완성도와 짜임새를 고심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그 덕에 2편부터 4편까지 단 1년 간격을 두고 차례로 개봉 시기를 맞출 수 있었다. 성공에 급조된 후속작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선 장기적인 관점으로 시리즈를 제작하는 경우를 보기 드물었던 게 사실이다. 결코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범죄도시는 장기적인 관점과 전략을 취하며 슈퍼 IP로 거듭났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한국의 콘텐츠 강국 위상을 재확인하는 사례로 남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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