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패, 조 1위라는 결과만 봐서 나쁘다고 말하기 어렵다. 80점을 주고 싶다.”
홍명보호가 20일 팔레스타인전을 끝으로 2024년 한국 축구대표팀 공식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이와 함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의 반환점도 돌았다.
대표팀은 올해 위르겐 클리스만 경질을 시작으로 5개월 간의 감독 자리 공석, 2차 예선 임시 감독 체제, 홍명보 감독 선임, 대한축구협회 운영 및 홍 감독 선임 논란에 휩싸이면서 앞팎으로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일정이었던 3차 예선에서 순항하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한 발짝 다가섰다.
김대길 KBS 해설위원은 “축구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었는데 잘 극복해 줬다”고 올 한해를 돌아보며 “1위로 3차 예선의 반환점을 마치면서 다음을 정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4승2무에 무패, 조 1위라는 결과만 봐서 나쁘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남은 4경기 중) 홈 경기를 3경기 남겨놓고 있어 80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두 해설위원 모두 팔레스타인전에서의 무승부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위원은 “축구는 의외성이 많은 종목이기 때문에 순위가 낮은 팀이라고 해서 항상 이길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팔레스타인이 조 최하위에 처져 있는 팀이고, 두 번째 경기를 했는데도 똑같이 비겼다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김 위원 역시 “쿠웨이트와의 5차전과는 다르게 팔레스타인전에서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져 보였다”며 “슈팅을 16개를 때렸는데 승부를 내지 못한 건 컨디션이 떨어져 있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가장 번뜩인 선수는 역시 ‘주장’ 손흥민(토트넘)이었다. 다만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숙제도 남았다. 김 위원은 “손흥민의 존재감이 상대 수비의 에너지를 뺏어내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출전만으로도 상대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위원은 “손흥민이 없어도 괜찮았던 경기가 있기 때문에 의존도가 100이라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면서도 “물론 경기가 잘 안 풀리는 날 손흥민이 고군분투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건 사실이다. 우리 공격이 매끄럽고 잘 돌아가는 날에는 손흥민의 의존도가 줄어든다”고 짚었다.
수비 조직력 보완은 당면 과제로 남았다. 대표팀은 3차 예선 6경기에서 한국은 총 5실점을 했다. 전체 실점은 적었지만 최근 3경기에서 4골을 내준 건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팔레스타인과의 6차전에서는 수비수 김민재(뮌헨)가 치명적인 실책을 범하하면서 실점을 허용했다.
한 위원은 “또 다시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이 나온다는 점은 감점 요인”이라며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후 매 경기 꼬박 1골씩 내주고 있다. 상대가 강인하게 압박할 때 우리의 볼 처리가 불안하다. 또한 패스가 끊겨서 실점이나 실점에 가까운 위기 상황으로 이어지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지금 수비가 개선이 안 되면 월드컵 본선 무대에 가서는 실점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며 “아시아 예선에서는 상대가 수비를 내리고 공격에서 카운터어택(역공)을 노리는 경기 운영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90분 동안 수비를 완벽하게 할 수는 없지만 집중력 있게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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