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웹툰이 주요 수출 상품으로 부상한 데 이어 드라마·게임 등의 원천 지식재산권(IP)으로 주목받으며 국내 콘텐츠 산업의 기반이 되고 있다. 그런데 스토리가 탄탄하고 팬덤이 확보된 원작을 사용해 얻는 이점도 있지만 단점을 주의해야 할 필요도 있다.
18일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내 웹툰 산업의 매출액은 2017년 3799억원에서 2018년 4663억원, 2019년 6400억원, 2020년 1조538억원, 2021년 1조5660억원, 2022년 1조8290억원으로 증가했다. 현재 K-웹툰의 시장 가치가 2조원에 육박한다.
해외시장에서 특히 날개를 펴고 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와 이재환 충남대 경상대학 교수 공동 연구팀의 ‘2023년 한국 창작 생태계 기여 효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이 국내에 기여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2023년 약 4조3522억원에 달했다. 이 중 수출한 K-웹툰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2조4062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55.3%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네이버웹툰이 수출한 한국 웹툰의 해외 유료 콘텐츠 매출 연평균 성장률(CAGR)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22%를 기록했다.
이러한 K-웹툰의 성장은 IP 확장력이 도움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콘텐츠 업계에서는 인기 웹툰이나 웹소설을 기반으로한 드라마나 영화, 게임 등을 제작하는 것이 트렌드다. 만들어진 2차 창작물은 화제성을 갖는 것은 물론이고, 독자나 이용자로 하여금 원작으로 재유입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에만 총 29개의 웹툰·웹소설 작품을 영상화해 TV·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등으로 방영했다. ‘택배기사’, ‘이번생도 잘 부탁해’, ‘D.P 시즌2’, ‘콘크리트 유토피아’, ‘마스크걸’, ‘이두나!’, ‘비질란테’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도 ‘내 남편과 결혼해줘’, ‘살인자O난감’, ‘더 에이트 쇼’ 등을 영상 콘텐츠로 선보였다.
카카오엔터 역시 지난해 웹툰 ‘그 아해’, ‘재워주는 사이’ 등을 드라마 또는 영화, 애니메이션 등 2차 창작물로 제작할 수 있는 판권을 판매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총 150여건의 영상화 판권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2006~2020년 동안 영상화한 작품이 총 65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늘어난 수치다.
성과도 좋다. 네이버웹툰 ‘정년이’를 토대로 제작된 동명의 tvN 드라마 ‘정년이’는 지난 17일 자체 최고시청률(16.5%)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인기는 원작으로 다시 이어져 웹툰 조회수를 13배나 올리는 성과도 냈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된 ‘내일의 으뜸: 선재 업고 튀어’를 기반으로 한 tvN ‘선재 업고 튀어’는 방영 당시 TV·OTT 드라마 화제성 상위를 놓친 적이 없다. 4월8일 첫 방송 이후 회차가 거듭될수록 각종 지표에서 최고를 찍으며 놀라운 파급력을 보였다.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는 ‘선친차(선재 업고 튀어에 미친자)’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였다. 특히 아시아 전역에서 열풍이 불었는데, 아시아 OTT 뷰(VIu) 주간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쏟아지는 관심을 입증했다. 극중 변우석이 속한 밴드(이클립스)의 ‘소나기’는 멜론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웹툰을 게임화하는 작업도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넷마블은 웹툰 ‘신의 탑’을 원작으로 한 수집형 애니메이션 역할수행게임(RPG) ‘신의 탑: 새로운 세계’,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을 게임화 한 RPG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를 선보였다.
기존 IP를 활용하는 이유로는 두터운 인지도와 팬덤을 새롭게 유입시킬 수 있고, 초반 스토리와 디자인을 준비하는 데에 들이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또 흥행을 가늠하기 어려운 신규 IP보다 위험 부담이 덜하다. 그러나 그만큼 원작 마니아의 기대를 만족시킬만한 창작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부담은 존재한다. 또 지속적인 IP 재활용은 창작의 쇠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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