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 수집, 심상치 않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호령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하루에만 3개의 타이틀을 싹쓸이했다. 15일 발표된 행크 애런상, 에드가 마르티네즈상 수상에 이어 ‘올 MLB 팀(ALL-MLB TEAM)’에 이름을 싣는 기염을 토했다.
1999년 제정된 행크 애런상은 MLB 통산 23시즌 3298경기 타율 0.305 3771안타 755홈런 2297타점 등 엄청난 기록을 남긴 ‘살아있는 레전드’ 행크 애런의 이름을 딴 상이다. 양대리그인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에서 최고의 공격력을 보여준 타자에게 주어진다.
오타니는 이견의 여지 없이 NL 수상자의 영광을 안았다. 올해 159경기에 나서 타율 0.310(636타수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59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36의 괴물 같은 수치를 남겼다. NL 홈런왕, 타점왕, 득점왕은 물론 출루율, 장타율, OPS 등 주요 타격 지표를 싹쓸이했다. 타격왕과 최다 안타 부문만 2위를 찍었을 정도.
무엇보다도 전인미답의 ‘50홈런-50도루’를 작성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미 투타겸업으로 야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기억될 굵직한 기록을 써온 그는, 수술로 인해 타격에만 집중한 올 시즌에 명성에 걸맞는 대단한 이정표를 추가했다.
타이틀이 잇따른 배경이다. 그의 행크 애런상 수상이 2년 연속 빚어진 가운데, 지난해는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AL에서 상을 얻었던 오타니다. 이번 수상과 함께 역대 최초로 AL과 NL 모두에서 이 상을 수상한 최초의 인물로 기록됐다.
끝이 아니다. MLB 최고의 지명타자에게 주어지는 에드가 마르티네즈상이 뒤를 이으면서 4년 연속 수상 기염을 토했다. 내년에도 이 상을 받는다면 데이비드 오티스(2003∼2007년)와 역대 최다 5연속 수상 타이를 이루게 된다. 또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는 ‘올 MLB 팀(ALL-MLB TEAM)에서도 지명타자 부문에 당당히 이름을 실었다.
쏟아지는 트로피다. 지난 13일 NL 실버슬러거 수상으로 포문을 열었고 이날만 3개를 추가해 벌써 4관왕을 달성했다. 이대로 사실상 예약을 마친 NL 최우수선수(MVP)를 향해 달려간다. 2021년과 2023년에 이은 3번째 만장일치 여부가 관심사일 정도로 수상은 확실시된다. 역대 최초 양대리그 만장일치 MVP, 최초 지명타자 MVP 업적을 겨냥한다.
미친 활약과 함께 바라고 바라던 월드시리즈(WS) 우승까지 성공했던 시즌, 그간 흘린 땀의 결실을 모두 수확하는 오타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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