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웅이 빠지면… 삼성 전멸이다.”
류중일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쓴웃음을 지었다. 프로야구 삼성 선수들의 연쇄 부상 소식 때문이다. 대표팀에 소집된 4명 가운데 벌써 3명이 이탈했고, 남은 한 명마저 몸 상태가 좋지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11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비 훈련 소집 인원 35명을 발표했다. 사실상 예비 엔트리다. 국내 훈련을 거쳐 대회에 출전하는 최종 28명을 선발한다. 이 가운데 삼성에서는 다승왕 원태인과 간판타자 구자욱을 포함해 김지찬, 김영웅 등이 뽑혔다. 4명 모두 올 시즌 삼성의 정규리그 2위 및 한국시리즈(KS) 진출의 주역인 만큼, 태극마크 활약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부상 악령이 사자군단을 덮쳤다. 구자욱, 원태인은 대표팀 훈련 합류조차 불발됐다. 포스트시즌에서 당한 부상 여파다. 구자욱은 LG와 맞붙은 플레이오프(PO) 2차전 도중 무릎 인대를 다쳤고, 원태인은 KIA에 맞선 KS 4차전 등판 도중 어깨 통증이 생겼다. 대표팀 선발진, 외야의 중심 역할을 맡아주길 기대했던 둘이기에 뼈아픈 이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KS 일정을 마친 뒤 대표팀에 합류한 외야수 김지찬도 전력에서 빠지고 말았다. KS 5차전 때 불편함을 느꼈던 왼쪽 발목이 문제였다. 2일 쿠바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류 감독은 “김지찬이 아쉽게도 (엔트리에서) 빠지게 됐다. 검진 결과 전치 3∼4주 진단이 나왔다”고 밝혔다. 구자욱, 김지찬이 빠진 대표팀 외야는 홍창기, 최원준, 이주형, 윤동희 등이 책임질 예정이다.
설상가상으로 거포 자원 김영웅도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어깨와 등쪽에 생긴 담 증세로 정식 훈련에 참여하지 못한 채 전기 치료를 받고 있다. KS 일정을 마칠 때까지 별문제가 없었는데,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급작스러운 통증을 느꼈다.
류 감독은 “선수 본인도 그 부위를 다쳐본 게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더라. 회복 추세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오는 6일 상무와의 평가전에서 출전이 어렵다면 (본 대회 출전도) 힘들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구를 때려 장타로 만들 수 있는 선수라서 국제대회에서 더 좋은 모습이 기대된다. 선발이 아니더라도 왼손 대타 자원으로도 쓰임새가 있을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대표팀은 4일 휴식일에 맞춰 김영웅의 병원 검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이틀에 걸친 회복 상황이 관건이다. ‘국가대표 사자’ 김영웅이 부상을 떨쳐내고 생애 첫 태극마크를 품에 안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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