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의 꿈, 실현될 수 있을까.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3일 “김하성이 800만 달러(약 110억원) 규모의 상호 옵션 발효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김하성은 2021년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시스템을 거쳐 샌디에이고와 계약기간 4+1년 보장 금액 2800만 달러(약 386억원), 최대 3900만 달러(약 538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김하성 측에서 거부한 옵션이 바로 ‘+1년’에 담긴 내용이다. 상호 동의 아래 연봉 800만 달러로 동행을 연장할 수 있었지만, 김하성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시장의 평가를 받기로 결정했다. 샌디에이고로부터 바이아웃 200만 달러(약 27억원)만 챙긴 채, FA 대박을 노려본다.
예상된 수순이다. 그간 자신의 가치를 꾸준히 올려왔기 때문이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시즌 초부터 김하성의 옵션 거부를 예측하면서 그의 FA 규모를 총액 1억 달러(약 1380억원) 이상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김하성은 4시즌 간 540경기에 나서 타율 0.242(1725타수 418안타) 47홈런 200타점 78도루 등을 남겼다. 콘택트에는 아쉬움이 남지만, 한방을 갖춘 파워와 빠른 발로 약점을 메웠다. 통산 출루율 0.326, 장타율 0.380을 엮은 OPS는 0.706을 마크했다.
최고의 매력은 역시 수비다. 1루 제외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어디서든 넓은 수비 범위, 강한 어깨, 타고난 센스를 자랑한다. 지난해 골드글러브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황금장갑을 품는 기염을 토했다.
변수는 있다. 데뷔부터 2023시즌까지 한 번도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 않는 ‘철강왕’ 이미지를 구축해왔던 그가 지난 8월 쉼표를 찍었기 때문. 오른쪽 어깨를 다쳐 수술대에 올라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부상에 찍힌 물음표를 지우는 게 최우선 과제다.
MLB닷컴은 김하성에 대해 “FA 유격수 중 윌리 아다메스 다음으로 좋은 자원이다. 어깨 문제가 해결되면 그를 원하는 팀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샌디에이고도 이대로 김하성을 놓칠 생각은 없다. MLB닷컴은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이 김하성의 잔류를 희망했다”고 전하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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